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연금재정의 안정성과 수익성 향상을 위해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민간 수탁사를 통한 경쟁적 운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해외 주요 국가의 연금개혁 성공사례 분석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에 기반한 것이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2004년 도입된 ‘거시경제 슬라이드’ 자동조정장치가 기대수명 증가와 출산율 감소에 따른 연금액 조정을 가능하게 했다. 이 조치로 연금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개혁을 통해 연금을 ‘저축’이 아닌 ‘보험’으로 인식시켜 국민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냈다.
스웨덴은 1998년 유럽국가들 중 최초로 ‘명목확정기여형(NDC) 소득비례연금 제도’를 도입하여 연금제도를 전환했다. 이 제도는 확정급여형(DB)에서 변화하여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였으며, 연금 시작 연령을 조정하는 등의 변화로 국민의 반발을 최소화했다.
독일 역시 2004년 ‘지속가능성 계수’라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여 경제 활동 인구 및 연금 수급자 규모의 변화에 따라 보험료율과 급여 수준을 조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금재정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인구 구조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다.
한편, 호주에서는 민간 퇴직연금이 연금제도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민간 수탁법인이 연금을 운용하고 관리함으로써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지난 10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약 7%에 이르러 한국의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 4.9%와 비교될 때 높은 편이다.
한경협은 이와 같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연금개혁에도 동일한 원칙의 적용을 제안하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연금제도는 장기적인 국가의 사회안전망으로서 신뢰성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연금개혁 시 지속가능한 연금재정을 어떻게 유지하고 수익률을 높일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