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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이 쏘아올린 공, AI 반도체 세계 지형도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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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계, 샘 올트먼 구상에 대한 가능성 점치고 있어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자체 AI 반도체 생산망 구축을 위해 사상 최대인 7조 달러(약 9300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트먼 CEO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AI 반도체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판도가 바뀌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생산을 위해 5조∼7조 달러에 이르는 자본 조달을 목표로 예비 투자자와 접촉 중이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전체 매출액이 5270억 달러 수준이었고, 반도체의 높은 수요를 감안해도 2030년이 돼야 매출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시장의 판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 유치라고 할 수 있다.

 

올트먼 CEO는 이를 위해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동생이자 G42의 소유주인 타흐눈 빈 자예드 국가안보 보좌관 등을 만나는 등 '오일머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TSMC와 수차례 접촉하고, ARM을 보유한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 등과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5∼26일에는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을 비롯한 삼성 반도체 경영진과 면담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1일에는 인텔의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 참석해 팻 겔싱어 인텔 CEO와도 만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등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수년 안에 10여개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한 뒤 대만 TSMC에 운영을 맡기겠다는 큰 그림을 구상 중이다.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직접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선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올트먼 CEO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방한에서의 논의 성과 등을 계기로 올트먼 CEO가 구축할 AI 반도체 동맹에 올라탄다면 국내 기업에도 또 다른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트먼 CEO가 펀딩을 받아 AI 생태계를 구축하면 그만큼 AI가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시장 확대 측면에서 반도체 기업에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양사의 HBM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90%가 넘는다.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차세대 HBM 제품인 HBM3E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상반기 내에 HBM3E 양산 준비를 완료할 예정이며, 표준 제품뿐 아니라 로직 칩을 추가해 성능을 고객별로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도 함께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트먼 CEO가 TSMC와 손을 잡을 경우 삼성전자와 TSMC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12.4%로, TSMC(57.9%)와의 격차는 작년 2분기 44.7%포인트에서 45.5%포인트로 확대됐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파운드리도 TSMC만으로는 안 될테니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지금 파운드리 주문이 많이 안 들어오고 있는데 첨단 파운드리에 주문이 많이 들어올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올트먼 CEO의 AI 반도체 동맹이 구상 단계인 만큼 실제 투자 유치 가능성과 실현 여부 등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정부의 승인 등도 변수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생산 능력이나 기술이 있는 국가나 기업이 한정적이어서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상당히 엄청난 꿈을 밝힌 것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근 교수도 "중동과 일본 자금 투자를 받는다는데 실제로 투자를 어떻게 받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독자적인 AI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AI 반도체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올트먼 CEO의 사업 구상은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산업 자체가 이전에는 표준 제품을 생산하는 것 위주였지만, 지금은 고객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하는 고부가가치로 흘러가는 '메모리의 파운드리화'가 진행되고 있어 그쪽(올트먼 CEO)만 바라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장 엔비디아도 견제에 나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 대담 프로그램에 참석해 "컴퓨터가 더 빨라지고 있어 필요한 컴퓨터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추측해야 한다"며 "더 빠르게 제조하는 칩 산업 덕분에 AI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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