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클러스터 활용한 소재·부품·장비 역량 강화에 초점 맞춰
정부가 오는 2030년 반도체 공급망 자립률을 50%까지 올리고, 매출 '1조 원 클럽' 기업을 10개 육성한다.
현재는 공급망 자립률이 30% 수준인 탓에 공급망 리스크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목표를 세우고, 메가 클러스터를 활용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세계 최대·최고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먼저 소부장 개발에서 상용화와 직접 연계되는 연구개발(R&D) 체계를 구축한다. 소부장 업계의 숙원 사업인 '소부장 실증 테스트베드'를 조기에 신설하는 것이다. 소부장 실증 테스트베드는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소재, 장비 등의 양산 신뢰성을 칩 양산기업과 함께 검증해 양산 투입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용인 SK하이닉스 클러스터 내 '소부장·칩 기업 양산 연계 테스트베드' 형태로 구축되며, 오는 2025년 착공해 2027년 완공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국가 첨단반도체 실증 테스트베드'(ASTC)가 완성되는 셈이다. 여기엔 총사업비 9060억 원이 투입되며,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한 상태다.
정부는 또 대규모 소부장 R&D에 올해 680억 원을 지원하고, 수요기업 로드맵에 기반한 소부장 기업 지원 사업을 새로 만들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톱 10 장비기업의 R&D 센터를 유치해 국내 부족한 기술을 보완한다. 국내 경쟁력이 부족한 검사, 세정, 식각 등이 타깃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지난해(500억 원) 대비 4배 확대된 2000억 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 유치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글로벌 10위권 반도체 장비 기업 중 램리서치, TEL, ASM, AMAT, ASML 등 5개와 국내 세메스를 합해 총 6개 기업 R&D 센터를 유치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ASML·삼성전자 간 극자외선(EUV) 기반 R&D 센터 투자에 대한 입지 결정도 신속히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약 1조 원 규모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파운드리에 강점이 있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국내 팹리스 기업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우선 팹리스 업계의 숙원인 네트워킹 강화, 시제품 제작 기회 확대, 자금 지원 등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팹리스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로 확대하고, 글로벌 매출액 상위 50위권 내 팹리스 기업 1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서는 수요 기업과 팹리스 간 네트워킹이 가능한 집적단지를 경기 성남 판교에 조성해 개발자 간 아이디어 공유, 신기술·제품 개발 지원에 나선다.
수요 기업과 팹리스 간 기술교류회를 이달부터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시제품 제작·검증 지원을 위해서는 개발 비용을 지원하고 파운드리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시제품 제작 비용에서 국비 지원 규모를 지난해 24억 원에서 올해 50억 원으로 올리고, 팹리스의 첨단 칩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초미세 공정 국비 지원을 신설한다.
이전에는 10㎚ 이상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에 국비 지원을 했다면 이제는 10㎚ 이하도 국비 지원 대상이 된다. 파운드리 기업의 시제품 제작 개방 횟수를 72회로 늘리고, 팹리스가 개발한 칩의 성능·검증을 위한 검증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팹리스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24조 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우대 지원하는 '반도체 생태계 도약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무역보험공사, 기술보증기금 등이 참여해 시중 대비 최대 1.3%포인트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정부는 3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 투자도 개시한다. 올해는 최대 700억 원 집행을 목표로 한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