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르베크 CEO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서 기조연설자로 참여
“한국과 SMR 분야서 협력해 에너지 안보 달성…한국서 나트륨 원전 확대하고 싶어”
크리스 르베크(Chris Levesque)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미래에너지포럼’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소형모듈원전 기술이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CEO는 넷제로 달성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국가라면 차세대 원자력 기술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크리스 CEO는 2050년까지 유럽과 한국의 전력 수요가 두 배에서 세 배까지 증가하는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는 “운송을 비롯한 모든 산업 부문이 전동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 CEO는 “오늘날 현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산업들은 탄화수소를 태워 열을 발생시키는 발전 방식에 의지하고 있다”며, “미래에 탄소 배출이 없는 경제를 실현하려면, 막대한 투자와 함께 재생에너지를 대대적으로 배치해야 하고, 여기에 차세대 원자력 기술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 CEO는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크리스 CEO는 “지난 30년간 미국은 제조업 기반에서 서비스 기반으로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전력 산업의 수요는 매년 2~3%의 변동만 있는 평평한 수준을 유지했었다”며, “이에 안주한 결과 오늘날 2~3배 이상 급격히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테라파워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에 345㎿(메가와트)급 실증 단지를 구축 중이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이 사업에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의 일환으로 기술 개발과 건설 비용의 절반에 가까운 약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를 지원하고 있다. 계획 대로라면, 해당 단지에서만 약 25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된다.
크리스 CEO는 와이오밍주의 원전 사업이 공정한 에너지 전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전의 가동 방식이 화력 발전의 방식과 비슷하게 터빈, 파이프를 사용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일정한 트레이닝을 거치면 기존에 석탄 발전소에서 일했던 인력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고 원전에서 그대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크리스 CEO는 “환경 규제 때문에 석탄 발전소와 석탄 광산이 문을 닫고 있어, 지역은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SMR은 발전소가 과거 있었던 부지를 활용하면서 기존 숙련자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지역 사회에 미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전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폭발에 의한 안전성 문제에 대해 크리스 CEO는 “재난 상황에서 핵분열 등 작동을 멈춘다고 해도, 원자로에는 여전히 제거해야 할 소량의 열이 남아있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우 지진이 발생하고 원자로 활동이 즉시 중단되었지만, 열을 제거하기 위해 외부 전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외부 전기가 제대로 조달되지 못하자 남아있는 열이 코어를 녹이게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CEO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는 팬이나 컴퓨터 등 외부 시스템을 의지하지 않고 자연적인 공기 냉각 기술을 사용한다”면서, “원자로 주변에 굴뚝을 통해 자연적으로 열을 빼는 방식을 사용해 원자로를 더 안전할 뿐만 아니라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테라파워에 2억 5000만 달러(약 3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고, 지난 4월에는 SK, SK이노베이션, 한국수력원자력이 테라파워와 4자 간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크리스 CEO는 “SMR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하면 청정에너지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달성에도 이득일 것”이라면서, “한국의 다른 투자자들과 협력해 나트륨 원전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테라파워는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원자로 전문 기업으로, 나트륨을 이용한 원자로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