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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SERIES-②] GE의 디지털 혁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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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산업 표준을 100년 이상 설정하고 지배해 왔다. 또한, GE가 추진해온 혁신 방법과 사업 전략은 미국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글로벌 제조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그런 GE가 최근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과연 GE는 과거의 화려한 영화를 뒤로 하고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혁신을 통해 폭풍 성장을 할 것인가? 전 세계의 경영계와 기업을 비롯해 투자자 및 컨설턴트 등 많은 사람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그동안 GE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사업 전환 과제와 경영 여건 악화

 

GE는 과거와 달리 생산성의 한계에 부딪혔다. 또한, 고수익을 내던 사업마저 수익이 하락하고, M&A도 더 이상 성장 전략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1995년부터 세계적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이던 GE는 2010년대 들어 세계적인 가치 기업 Top 10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잭 웰치가 물러나면서 제프리 이멜트에게 준 미래 준비 과제의 주요 내용은 e비즈니스와 서비스 사업으로의 전환이었다. GE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를 준비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했으나, 제조 기업 GE의 매출 중 약 30%가량을 차지하는 금융 사업부(비제조 부문)가 글로벌 경영위기를 거치면서 발목을 잡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시대 변화 수용이 더딘 제조업의 특성

 

잭 웰치는 “변화 이전에 변화하라”고 강조하며 시대의 변화보다 빠른 선제적인 내부 혁신을 추진해 왔다. 제프리 이멜트 역시 선제적인 내부 혁신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급속한 디지털 기술 및 시장 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과 다른 형태의 디지털화된 제조 기업으로 변신해야 하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서비스업의 디지털화를 주도한 구글, 아마존과 IBM 등의 엄청난 성장과 영향력은 제조 기업 GE로 하여금 위기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들 기업이 제조업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일부 기업은 이미 진입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기존의 디지털화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제조업 분야의 혁신적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컸다. GE는 전통적인 제조 기업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 제공에 더딜 수 있었다. 결국 이로 인해 GE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GE의 달라진 혁신 방식

 

GE는 앞서 설명한 이유들로 인해 기존과 다른 형태의 디지털화된 제조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게 된다. 큰 방향은 디지털 혁신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요약할 수 있다. GE는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그러한 대전환이 없이는 제조 기업의 유지와 성장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조직 내에 전파하고, 이를 구현할 디지털 리더와 소프트웨어 인력의 확충으로 디지털 마인드를 혁신하고자 하였다. 또한, 제조업의 아날로그적이고 폐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의 요구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스타트업 방식으로 업무방식을 바꾸는 것도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GE는 패스트웍스라는 툴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GE Belief’라는 직원 행동 가이드도 제공하였으며, 업무 방식의 변화에 장애가 되는 기업의 제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물론 제조 기업에 생소한 비즈니스 모델까지 혁신을 시도하게 되었다.

 

GE의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관련하여 특히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부문이 GE 어디티브(GE Additive)와 GE 디지털(GE Digital)이다. 이와 함께 최근 GE의 사업화 기본 프로세스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것을 사업으로 연결한다.

②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전문가와 전문 기업을 인수한다.

③ GE 내부에서 검증을 실시한다.

④ 내부 검증 후에 외부에 검증과 판매를 시작한다.

 

GE는 2017년 기준으로 매출 130조 원, 임직원 수 30만 명을 기록했다. 많은 사업부 중 대체로 GE 애비에이션(GE Aviation)과 GE 헬스케어(GE Healthcare)가 캐시 카우(Cash Cow)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GE Capital 사업)와 시장 트랜드 변화(GE Power 사업)로 경영 실적이 악화되어 미래를 위한 포트폴리오 변화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E는 미래를 위한 준비로 잘 하던 것을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적 선택을 감행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회사를 인수하거나 전문가를 영입해 사내의 사업 부문에서 시범적으로 활용했다. GE 어디티브와 GE 디지털이 대표적이다.

 

GE 어디티브는 약 20년 동안 적층제조 기술을 검토해 이를 2012년 항공기 신형 엔진(Leap Engine)의 연료노즐 개발 때부터 활용하기 시작했다. 2016년 사업부를 신설하고 콘셉트 레이저(Concept Laser)와 알캠(Arcam)을 인수한 후, 내부에서 적용 가능성을 확인해 조만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E 디지털은 GE 연구소 내 GE 소프트웨어(GE Software)로 출발하여 2015년 사업부로 독립했다. 대표적 제조 사업인 GE 애비에이션의 엔진 유지 및 보수로 시작한 GE 디지털은 2011년 시스코(Cisco) 출신의 빌 루(Bill Ruh)를 영입하면서 사전 준비 작업을 했고, 회사 내 적용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후 외부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최근 GE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혁신을 꾀하고 있다. 고객의 생활 패턴과 추구 가치의 변화, 기술 변화에 부응한 제품 및 제조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의 혁명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사업 영역과 관련된 산업에서 선도적인 변화를 주도함으로써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은 미래를 바라보는, 호흡이 긴 혁신이다. GE가 생산하는 비행기 엔진, 발전기 등은 수십 년 동안 사용하는 제품이고, 개발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GE의 혁신은 성과를 가늠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GE의 선도적인 투자가 성과로 나타나는 것은 경쟁 기업에 비해 얼마나 우위를 가지는가에도 달려 있지만, 새로운 제조업의 생태계가 GE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구축될 것인가에도 달려 있다. 따라서 GE의 혁신 성과에 대해 단기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경영적 판단을 하는 것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고 하겠다. 실제로 기업의 역사는 단기적인 실적 지향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혁신 투자의 기회를 놓쳐 몰락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물론 장기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잘못된 혁신 투자로 몰락한 기업도 많다. 하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단기적인 성과로 판단하는 데에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GE의 이러한 혁신이 경영 성과가 전체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추진되었기에 그 결과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방금 말한 것처럼 단기적인 성과로 그들의 혁신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 외에도 추가적으로 고려할 점이 있다. GE는 여러 사업 부문을 가진 복합 대기업(Conglomerates)으로 경영 성과는 여러 사업 부문의 성과가 모여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만약 악화된 경영 성과가 GE가 추진하는 혁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 부문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면, 혁신의 성과를 GE 전체의 성과와 관련지어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특히 경영 성과 악화의 대표적인 예로 금융사업 부문을 들 수 있다.

 

따라서 GE의 미래를 바라볼 때, 우리는 그들의 단기 실적만을 바라보기보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고, 제품 및 공정 혁신의 독특한 변화를 추구하는 있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GE가 그리는 미래상은 어떠한 것인지,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도출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본 기획 연재는 임채성, 임재영, 손현철 님이 공동으로 저술하신 《GE의 혁신 DNA》 내용에서 발췌하여 요약 및 정리, 혹은 추가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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