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염증성 장질환은 일반적인 장염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전문의들에 따르면 소장과 대장 등 소화관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만성 면역 질환으로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눌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장염이나 과민대장증후군 등과 달리 염증성 장질환은 수개월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고 반복적으로 재발할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만성적인 염증과 궤양이 반복해서 생기는 질환으로 보통 항문과 가까운 직장에서 점막에 염증이 시작되어 근위부 대장으로 질병 범위가 넓어지지만 소장까지 넘어 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관에 걸쳐 발병할 수 있는데,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회맹판 부위의 염증이 가장 흔하며, 회장이나 공장 등 소장 침범도 비교적 흔하다고 덧붙인다.
이들 전문의는 “두 질환 모두 복통과 설사를 동반하는데,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대부분 설사와 함께 혈변이 동반되는데 직장에서 시작되는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배변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의지와 상관없이 대변이 나올 수 있다”며 “크론병은 배꼽 주위 또는 오른쪽 아랫배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식후에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항문 주위 통증도 흔히 나타나며, 천공과 염증이 관통되어 생기는 누공, 농양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강서송도병원 김칠석 원장은 “복통과 설사 증세로 두 병을 비슷한 질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질환은 증상, 경과, 치료방법 등이 비슷한데, 질환의 발병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 면역, 감염, 스트레스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상태와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진행된다. 보통 약물치료는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 등으로 진행되며, 최근에는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이용한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사용된다. 반면 극심한 장출혈이나 장협착 또는 폐색이 있을 경우, 대장암으로 이행했을 때 등 증상이 심각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칠석 원장은 “염증성 장질환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물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재발하기 쉬우므로 전문의와 상의 후 조절해야 한다. 또 일반인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복통, 설사 등 증상이 장기간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 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