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물에 나트륨(Na)을 넣어 신개념 이차원(2D) 반도체 소재의 나노시트(Nano sheet)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써 향후 이차원 반도체 개발에 새로운 길을 열게 되었다.
흑연에서 얇게 한 층으로 쪼개 낸 그래핀과 같은 소재를 이차원 소재라 부른다. 물론, 그래핀은 전도체이다. 이번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나노시트는 이차원 소재 중 반도체에 속하는 소재들이다. 이차원 반도체는 두께가 나노 크기로 매우 얇게 쪼개질 수 있는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두께가 무시할 만큼 얇다는 의미로 가로, 세로의 이차원 형태만 고려하여 이차원 반도체로 불린다.
▲ PET 필름에 코팅되어 있는 나노시트 고분자 복합체를 연구진들이 확인하고 있다.
향후 연구진은 반도체 소자를 구성하는 반도체 막으로 본 나노시트가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차원 소재의 나노 박막은 유연하고 투명한 특징이 있다. 기존 반도체가 5나노미터(nm) 두께 한계로 집적도 제한이 있었는데 이로부터 자유롭다.
이번 나노시트는 덩어리 형태의 결정석을 이차원 단위로 얇게 쪼개 박리한 것으로 물에 용해되며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취급이 쉬운 나트륨(Na) 이온을 활용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리튬 이온을 이용한 이차원 반도체 박리 나노시트는 표면이 산화되는 등의 변성을 동반하였으나, 본 기술은 전혀 물성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차원(2D) 소재의 변성이 일어날 경우 완전한 특성 회복이 매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특성 개선을 위한 후속 공정 없이 2D 반도체의 우수한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ETRI 기술이 기존 기술에 비해 매우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ETRI는 개발한 나트륨 이온 활용 기술로 박리한 나노시트가 물 속에 고루 분산되어 떠있는 수분산액을 얻게 되었다고 밝혔다. 본 용액은 매우 안정적이어서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아울러, 이차원 반도체 나노시트 수분산액은 물에 쉽게 용해되는 고분자를 혼합하여 나노시트-고분자 복합체를 제조할 수 있다. 연구진은 파우더 형태의 수용성 고분자를 수분산액에 넣어 점성이 높은 액체로 만든 후, 이를 반도체 막의 기판 위에 얇게 코팅하여 메모리 소자 용 반도체 층을 만들었다. 이처럼 저가 용액공정으로도 유연한 메모리 소자나 센서 등을 대량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 나노시트와 폴리비닐알콜 수용성 고분자를 혼합한 용액을 20나노미터 필터에 걸러놓은 상태다.
연구진은 이차원 반도체인 이황화 텡스텐(WS2), 이황화 몰리브덴(MoS2) 나노시트를 폴리비닐알콜 수용성 고분자와 혼합한 복합체 박막들을 형성, 메모리 소자도 제조했다.
또 간단한 메모리 소자 어레이를 제조하여 데이터를 쓰고 반복하여 읽는 과정을 시험하여 안정적인 메모리 동작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차원 소재 나노시트가 향후 전기차의 고용량 축전지, 이차전지, 유연하고 투명한 전자기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