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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답'하는 공장에서 '일'하는 공장으로”…박정윤 인터엑스 대표가 본 자율제조

i-DEA, 30일 판교 기업지원허브서 ‘제7회 디지털 ESG 조찬회’ 개최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 “AI, 도구 아닌 ‘실행 주체’로 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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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현장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작업자를 지원하는 ‘도구’의 역할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생산·품질 등 개별 공정에 AI를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전체의 업무와 설비를 연결해 AI가 직접 판단하고 실행하도록 하는 ‘엔터프라이즈 AX(인공지능 전환)’가 자율제조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가 30일 경기 성남시 판교 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제7회 디지털 ESG 조찬회’에서 제조 AX와 자율제조의 미래 트렌드 및 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기존 생성형 AI가 제조기업의 실질적인 업무까지 깊숙이 들어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범용 AI가 인터넷을 통해 학습한 지식을 활용해 검색이나 보고서 작성 등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생산과 품질, 설비 등 제조 현장 고유의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AI를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구조로는 제조업 전체에 확산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며 “AI 자체가 실행의 주체가 돼야 한다.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실행해서 결과를 만들어내야 업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를 ‘도구’에서 ‘실행 주체’로…자율제조 향하는 AX

 

 

박 대표는 제조 AI의 적용 범위도 단위 공정에서 기업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검사나 특정 생산공정의 최적화에 AI를 적용했다면 최근에는 생산부터 제품 개발, 공급망, 경영관리까지 기업 전반을 AI로 연결하는 ‘엔터프라이즈 AX’가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인 제조 AX의 방향으로 박 대표는 자율제조를 제시했다. 그는 투자한 생산설비를 가능한 한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24/7’ 전략을 언급하며, 사람이 상시 개입하지 않더라도 설비와 시스템이 스스로 생산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제조의 차이도 사람의 개입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검사공정에 AI를 적용하더라도 최종 판단을 위해 기존 검사인력이 그대로 필요하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에 AI 도입 비용까지 추가될 수 있다. 기술을 개별 공정에 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생산구조를 함께 바꿔야 도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자율제조 구현을 위한 주요 요소로 설비 자체가 판단하고 작업할 수 있는 ‘지능형 자산(Intelligent Asset)’, AI가 업무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공장 안팎의 시스템과 공급망을 잇는 연결성을 꼽았다.

 

피지컬 AI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에 한정해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제조 현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산업기계와 설비 자체가 AI를 활용해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자율제조에서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현장에 가면 지금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 산업기계”라며 “팩토리에 있는 모든 설비에 AI를 적용해 설비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 표준화부터 AI 에이전트까지…현장 적용 넓힌다

 

AI가 실제 제조업무를 수행하려면 데이터 구조도 이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기존 ERP(전사적자원관리), MES(제조실행시스템), SCM(공급망관리), PLM(제품수명주기관리) 등이 사람이 업무를 관리하고 현황을 확인하는 것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면, 앞으로는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엔터프라이즈 AX 아키텍처의 기반으로 ‘데이터옵스(DataOps)’를 제시했다. 생산과 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정리한 뒤 AI 모델을 만들고, 여러 AI를 에이전트로 연결해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후 사람의 의사결정과 기업의 전략적 판단을 지원하는 단계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제조 현장에서는 데이터 표준화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투입된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인터엑스는 약 3년 전 별도의 데이터 표준화 조직을 구성했으며 최근에는 사람이 일일이 데이터 구조를 정의하는 대신 AI가 데이터 표준화 작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20~30년간 IT 업무를 해온 사람들도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정리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한다”며 “최근에는 데이터 표준화 방법론을 AI에 학습시켜 AI가 표준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기업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맥락을 AI가 이해하도록 만드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어제 생산실적’이라는 질문도 일반적인 AI는 자정을 기준으로 하루를 해석하지만 제조업에서는 교대시간이나 조업시간에 따라 ‘어제’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기업별 제조 용어와 의미를 정의하는 ‘시맨틱 딕셔너리(Semantic Dictionary)’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관리와 품질관리, 설비관리 등 업무별 전문성을 갖춘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것도 제조 AX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박 대표는 “앞으로 제조업에서는 전문성 있는 AI 에이전트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생산관리를 잘하는 AI 에이전트, 품질관리를 잘하는 AI 에이전트, 설비관리를 잘하는 AI 에이전트가 얼마나 자리 잡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엑스가 진행 중인 실제 제조 현장 적용 사례도 소개됐다. 박 대표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 한 공작기계 업체와 작업지시를 받은 설비가 가공에 필요한 CAM 데이터를 만들고 소재 준비와 가공, 검사까지 수행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업무 특성에 맞춰 역할을 나눈 14개의 AI를 연결했으며 현재 시제품 개발 이후 후속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AI가 모든 제조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 준비와 설비 운영, 검사 등 서로 다른 기능을 담당하는 AI가 함께 작업하는 구조다. 작업자가 설비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기계와 대화하며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이 발생하면 보전 필요성 등을 알려주는 방식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박 대표는 덧붙였다.

 

생산이 시작된 이후 확보한 실제 데이터로만 AI를 학습하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줄이기 위해 디지털 트윈과 가상환경을 활용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설계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검사 등에 필요한 가상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AI 학습에 활용해 양산 시점부터 AI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박대표는 다른 제조 현장에서는 기존에 여러 작업자가 교대로 수행하던 가공과 검사, 세척 등의 공정을 자동화해 실제 작업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시간 연속 운전이 필요한 공정에서는 AI가 설정된 범위 안에서 공정을 제어하고, 관리 범위를 벗어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작업자에게 알리는 방식도 적용하고 있다고 박 대표는 소개했다.

 

다만 모든 제조공장을 일률적으로 완전자율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제품 전략과 투자효과에 따라 완전자율화가 필요한 공장과 부분 자동화가 적합한 공장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무조건 모든 라인을 자동화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5년, 10년 동안 회사를 먹여 살릴 전략제품이라면 완전자율로 갈 것인지, 기존 방식을 유지할 것인지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디지털이에스지얼라이언스(i-DEA)는 이날 판교 기업지원허브에서 ‘제7회 디지털 ESG 조찬회’를 개최했다. 디지털 ESG 조찬회는 산업·정책·학계 전문가를 초청해 디지털 전환과 ESG, 제조·산업 현장의 주요 이슈를 공유하는 정례 행사다. 오는 10월 23일 열리는 제8회 조찬회에서는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가 ‘AI시대, ESG 경쟁력은 데이터에 있다: 글로벌 규제 동향부터 데이터 주권까지’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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