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도입했는데도 의사결정은 느리고, 조직은 여전히 과거의 방식으로 움직인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AI로 경영을 재설계하라』는 그 원인을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경영 구조의 지체에서 찾는다. 대표 저자 이동권은 AI를 새로운 업무 도구가 아닌 조직의 판단과 실행을 움직이는 엔진으로 규정하며, 기업이 이제 ‘도입’을 넘어 ‘재설계’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DX의 화려한 화면 뒤에 남은 오래된 경영
지난 10년 동안 기업은 디지털 전환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다. 종이 결재판은 사라졌고 회의실에는 대시보드가 들어섰다. 그러나 데이터가 화려해진 만큼 판단의 속도와 사업 모델도 달라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 책은 낡은 경영 구조 위에 AI 기능만 덧붙이는 변화를 ‘디지털 슈가 코팅’이라고 진단한다. 이동권 대표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AI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 구조의 문제”라고 단언한다. 엔진이 바뀌었다면 조직의 바퀴와 프레임, 책임과 권한, 데이터의 흐름까지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이 제시하는 전환의 비유는 선명하다. 과거의 DX가 종이 지도를 화면으로 옮긴 내비게이션이었다면, AX는 수많은 변수를 추론해 경로를 찾고 제한된 범위 안에서 직접 실행하는 자율주행에 가깝다. 중심에는 목표를 이해하고 계획을 세우며 도구를 활용해 과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있다.
따라서 경영자의 질문도 ‘어떤 솔루션을 살 것인가’에서 ‘어떤 판단을 AI에 맡기고, 무엇을 인간이 끝까지 책임질 것인가’로 이동해야 한다.
재설계와 실행, 지속가능성을 하나의 지도로
이 책은 문제 제기에 머물지 않는다. 첫째, 기존 DX의 한계를 진단하고 고객·운영·조직·비즈니스 모델의 뼈대를 다시 그리는 ‘재설계’를 다룬다. 둘째, 에이전틱 AI가 실제 업무 흐름을 어떻게 바꾸는지, 리더가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성과를 어떻게 증명할지를 ‘실행’의 언어로 풀어낸다. 셋째, AI와 ESG를 결합한 AXESG, 윤리와 편향, 인간의 감독과 책임을 통해 ‘지속가능성’의 조건을 제시한다. AI 전문가와 현직 CTO, CRO, HR, 마케팅, ESG 전문가들이 참여해 전략에서 현장까지 이어지는 입체적 지도를 완성했다.
추천인들도 이 책의 강점을 ‘기술 너머의 경영’에서 찾는다.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AI 시대의 경영을 넘어 인간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평했다. 이종관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는 기술이 강력해질수록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사용할지 더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며, 이 책이 “새로운 길을 여는 사유의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했다. 용홍택 에스아이플렉스 대표이사(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는 기존 DX의 한계를 넘어 경영 구조 전반을 혁신하는 ‘AX-CORE’ 실전 프레임워크와 윤리적 거버넌스까지 아우른 점을 높이 평가했다.
AI를 사용하는 기업에서 AI와 함께 판단하는 기업으로
이 책의 독자는 기술 담당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AI 투자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CEO, 변화의 실행을 책임지는 임원과 팀장, 자신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지 고민하는 실무자 모두가 대상이다.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AI와 인간의 판단을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했는지가 기업의 다음 경쟁력을 가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동권 대표 저자가 독자에게 건네는 마지막 메시지는 간결하다. 자원과 인력이 충분해질 때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가진 자원을 지혜롭게 조합해 첫걸음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세 가지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 회사의 핵심 판단은 어디에서 지연되는가. 그 판단에 필요한 데이터는 연결되어 있는가. AI가 내린 결론이 잘못됐을 때 누가 멈추고 책임질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AI는 유행을 좇는 비용이 아니라 조직의 학습 속도를 높이는 자산이 된다. 반대로 답하지 못한 채 자동화의 범위만 넓히면, 기업은 더 빠르게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책이 기술서이면서 동시에 경영서이고, 실행 안내서이면서 인간의 판단을 묻는 인문서이기도 하다.
현장 경영인들의 추천도 같은 지점을 향한다. 이응훈 피오씨코리아 대표이사 겸 한 컨설팅 그룹 회장은 AI를 실제 경영 성과로 연결하려는 CEO에게 권할 실전 경영서라고 평가했다. 이일형 로이드코리아 대표이사는 거버넌스와 리스크 관리, 검증 체계를 균형 있게 다룬 점을 들어 조직의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지침서라고 추천했다. 김동선 전 중소기업청장은 이동권 대표 저자의 중소벤처기업 현장 경험과 미래 변화에 대한 통찰을 짚으며, 거대한 AI 파고를 헤쳐 나갈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했다.
『AI로 경영을 재설계하라』는 결국 하나의 선택을 요청한다. AI가 만든 환경에 끌려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엔진에 맞춰 경영의 운전대를 다시 설계할 것인가.
INTERVIEW_대표저자 이동권
Q. 왜 지금 ‘AI 도입’이 아니라 ‘경영 재설계’입니까?
A.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판단과 실행에 참여하는 단계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기존 절차를 그대로 둔 채 AI만 얹으면 속도는 일부 빨라져도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고객, 운영, 조직, 비즈니스 모델을 AI 시대에 맞게 다시 연결해야 합니다.
Q. 이 책이 말하는 자율주행 경영은 인간을 대체한다는 뜻인가요?
A. 그 반대입니다. AI가 더 많은 판단을 수행할수록 인간은 목적을 정하고 경계를 설계하며 결과에 책임져야 합니다. 무엇을 위임하고 어디에서 인간이 개입할지 명확히 해야 AI를 강력한 동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경영자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A. 기술 목록부터 만들기보다 우리 조직의 판단이 어디에서 지연되고 데이터가 어디에서 끊기는지 진단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제한된 범위에서 성과를 검증하고, 책임 체계와 운영 기준을 갖춘 뒤 확장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큰 구호보다 실행 가능한 첫 번째 판단 루프입니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