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수소 저장 탱크에 다공성 소재인 금속유기골격체(MOF)를 적용하면 액화수소 대비 약 97%의 체적용량을 유지하면서 수소가 증발해 모두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3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UNIST 화학과 오현철 교수, 이화여대 문회리 교수, 독일 뮌헨공대 박지태 박사 연구팀은 MOF를 활용해 액화수소 운송·저장 과정의 증발 손실을 줄이는 기술을 흡착 실험과 모의실험으로 검증했다고 29일 밝혔다.
MOF는 내부에 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 기공이 빽빽하게 들어찬 합성물질이다. 연구팀은 MOF 기공 내부에 수소가 흡착되면 탱크에 열이 유입되더라도 액화수소가 기체로 빠져나가는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MOF 벽에 붙잡힌 수소가 떨어져 나오려면 추가적인 열이 필요해 외부에서 유입된 열의 일부가 이 과정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기공의 부피가 크고 구조가 단단하게 유지되는 ‘IRMOF-20’과 수소가 흡착되면 기공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지는 ‘MIL-53’을 활용했다. 구조 차이가 수소 저장량과 수소가 빠져나오기 시작하는 온도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서다.
IRMOF-20을 적용한 탱크의 모의실험 결과 이론상 저장할 수 있는 수소의 양은 소재를 넣지 않은 경우의 약 97%로 나타났다. 반면 수소가 증발해 모두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64일에서 221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MOF가 탱크 내부 공간을 차지하는데도 수소 저장량이 크게 감소하지 않은 것은 기공 내부에 들어간 수소가 액체 상태보다 더 촘촘하게 모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실제 수소 흡착량과 기공 부피를 바탕으로 추산한 밀도는 액체수소보다 높았다.
중성자 산란 실험에서는 수소가 자유롭게 회전하지 못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수소가 기공 내부에 조밀하게 모여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간접적인 증거로 제시했다.
또 다른 MOF 소재인 MIL-53도 수소 증발량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다만 저장 가능한 수소의 양은 소재를 넣지 않은 경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신 흡착된 수소를 더 높은 온도까지 붙잡아 두는 데는 IRMOF-20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박재우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프랑스 라우에-랑주뱅 연구소(Institut Laue-Langevin)의 모니카 히메네스-루이스(Monica Jiménez-Ruiz) 박사와 독일 헬름홀츠 베를린 연구소(Helmholtz-Zentrum Berlin)의 마르가리타 루시나(Margarita Russina) 박사 등도 참여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 국가연구소(NRL 2.0) 사업 ‘멀티스케일 물질 및 시스템 연구소’와 한국연구재단 BrainLink 사업 ‘한–EU 글로벌 수소 연구교류 및 첨단인력양성 사업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9월 7일자에 게재됐다.
오현철 교수는 “기공의 부피와 수소를 조밀하게 담는 능력, 흡착된 수소가 방출되는 특성을 함께 고려하면 다공성 소재를 넣어도 저장량을 거의 유지하면서 운송 중 증발 손실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다만 소재가 낼 수 있는 이론적 최대 성능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인 만큼 실제 탱크에서도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지 추가 실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