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텍리서치(Leadtek Research, 이하 리드텍)가 원주를 거점으로 한국의 AI 시장 확대에 나선다. 리드텍은 GPU와 AI 서버 등 하드웨어 공급에 자체 소프트웨어와 인재 교육을 결합해,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1986년 대만에서 설립된 리드텍은 엔비디아와 30년 이상 협력해 온 공인 엘리트 파트너이자 공식 디스트리뷰터다. 엔비디아 RTX 기반 전문가용 그래픽카드부터 AI 워크스테이션, 딥러닝 서버, 데이터센터 인프라 솔루션까지 다양한 제품을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축적된 GPU 컴퓨팅 기술과 하드웨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AI와 디지털 트윈 등 산업별 AI 솔루션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2년부터 전문가용 GPU 사업을 해왔으며, 지난해 원주에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17일 원주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NEXT AI 2026 원주 행사에 참석한 제리 량(Jerry Liang) 리드텍리서치 사장은 본지와 단독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를 효율과 생산성으로 전환해 일상과 기업 운영에 접목하는 것이 목표”라며 회사의 역할을 ‘AI 솔루션 통합 기업’으로 설명했다. 인터뷰에는 리차드 저우(Richard Chou) 리드텍리서치 컴퓨터 사업부 총괄도 함께했다.
량 사장이 강조한 것은 인프라 구축 이후의 활용이었다. 기업이 필요한 AI 모델을 운영하고 직원들이 이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어야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원주에서도 교육과 개념검증(Proof of Concept)을 통해 기업의 수요를 파악하고, 현장에 맞는 인프라와 솔루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량 사장, 저우 총괄과의 일문일답이다.
Q. GPU와 컴퓨팅 하드웨어에서 사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지금의 리드텍은 어떤 회사인가.
제리 량 사장 : 리드텍은 엔비디아 GPU부터 AI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AI 플랫폼, 의료 AI까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나는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 전략과 글로벌 사업, 전략적 협력사 발굴을 맡고 있다. 그 과정에서 중점을 두는 것이 하드웨어 공급을 중심으로 해온 리드텍을 AI 솔루션 통합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AI를 활용하려면 우선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같은 기반 시설이 필요하다. 그다음에는 GPU와 서버 자원을 관리하고 AI를 개발·운영할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리드텍이 자체 개발한 AI 개발·관리 플랫폼 AIDMS가 이 역할을 한다.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기업이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연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AI가 기업의 일상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확보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야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까지 연결해야 한다. 리드텍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그것이다.
Q. 기업이 AI 인프라를 갖춘 다음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리차드 저우 총괄 : 기업은 먼저 자기 업종과 업무에 맞는 AI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AI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만큼, 모델을 도입한 뒤에도 이를 관리하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사용자인 직원들이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교육도 필요하다. 직원들이 앞으로 달라질 업무와 수요에 맞춰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리드텍은 GPU 연산 자원부터 AI 모델과 관리 플랫폼, 모델의 배포와 활용, 직원 교육까지 연결하려 한다. 이 과정이 갖춰져야 기업에서 AI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인재 양성과 산업 현장의 활용을 강조했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봤다.
Q. 한국 법인의 거점으로 서울이 아닌 원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리 량 사장 : 처음부터 한국에서 AI 시장이 가장 큰 곳을 찾았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AI 인프라와 산업 응용, 인재 양성이 연결되는 생태계다. 원주는 의료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고, 시에서도 의료와 산업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과 추진력이 AI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가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리차드 저우 총괄 : 원주는 의료라는 뚜렷한 응용 분야가 있고, 교육과 인재 양성을 뒷받침할 기반도 있다. 특히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처럼 의료와 과학기술 분야의 역량을 갖춘 대학이 지역에 있다는 점을 눈여겨봤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성장한 배경을 이야기할 때 신주 과학단지와 주변 대학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기업과 교육기관이 가까이에서 인재와 기술을 연결해 온 것이다. 원주에서도 이러한 협력의 가능성을 봤다. 시장 규모뿐 아니라 AI를 산업에 적용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을 함께 살폈다.
Q.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해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제리 량 사장 : 협력사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려 한다. 슈퍼마이크로는 규모와 환경에 맞는 서버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다. 리드텍은 그 위에서 AIDMS를 통해 GPU 자원과 AI 개발·운영 환경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여기에 AI 전문인력과 교육이 더해져야 한다. 엔비디아의 기술과 교육 역량을 연계해 이 부분을 보완하려 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교육이 함께 갖춰져야 우리가 생각하는 AI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Q. 원주시·슈퍼마이크로와의 협력은 어떤 사업부터 시작하나.
제리 량 사장 : 우선 엔비디아 DLI(Deep Learning Institute) 교육을 통해 AI가 무엇이고, 어떻게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데서 시작하려 한다. AI 연산 능력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리지만, 기업이나 개인이 AI의 도움을 실제로 체감하는 정도는 다를 수 있다. 교육을 통해 AI가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경험하면, 기업도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과정부터 함께하려 한다.
리차드 저우 총괄 : 관심 있는 고객이 AI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을 검증하도록 돕는 것이 먼저다. 개념검증(PoC)을 통해 고객이 효과를 확인하고 도입에 확신을 갖게 되면, 정부나 기업의 수요에 맞춰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크기보다 적합성이 중요하다. 사용자가 그 안의 연산 자원을 활용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기업과 정부가 확인하려는 것도 투입한 비용이 어떤 성과와 가치를 만들었느냐는 점이다. 우리 역시 협력사로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의료에서 조선까지, 한국 산업의 AI 활용 가능성
Q. 한국에서 AI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는 산업은 어디인가.
리차드 저우 총괄 : 현재 원주에서 추진하는 협력을 보면 의료가 중요한 출발점이다. 제조업에서도 가능성이 크다. 대만에서는 이미 AI를 도입한 제조기업들이 있는 만큼, 협력사들이 쌓은 경험과 사례를 한국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조선업도 주목하고 있다. 선박 한 척에는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고, 여러 협력사가 건조 과정에 참여한다. 이러한 부품과 작업 과정을 가상환경에 구현하고 자재가 언제 들어와야 하는지, 협력사들의 작업이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실제 건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이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엔비디아 옴니버스 같은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이런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조선업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AI와 가상환경을 활용한 설계·공정 검증을 결합하면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리 량 사장 : 한국은 로봇과 기계장치의 설계·제조 역량도 갖추고 있다. AI가 판단한 내용을 실제 기계의 움직임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활용할 여지가 크다. 공장에서도 AI를 도입했을 때 생산 현장이 어떻게 달라질지, 로봇을 어디에 배치하고 어떤 작업을 자동화할지 시뮬레이션으로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적용 분야는 현지 협력사와 정부, 기업들과 소통하면서 정해야 한다. 그들이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원주에서 경험을 쌓아 한국의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하고 싶다.
Q. 산업 현장에서 AI를 활용할 때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도 크다.
리차드 저우 총괄: 기업에는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기술과 노하우가 있고, 의료 분야에서는 개인정보도 다뤄야 한다.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기업이나 기관 내부에 AI를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이 중요해질 수 있다. 내부에 인프라를 마련한 뒤에도 과제는 남는다. 자체 AI 모델을 어떻게 관리하고, 회사가 축적한 지식과 노하우를 AI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운영할 사람도 필요하다. 리드텍이 연산 자원과 AIDMS, 인재 교육을 함께 제공하려는 이유다. 기업이 자기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각 요소를 연결해야 한다.
Q.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리드텍의 강점은 무엇인가.
제리 량 사장 : 엔비디아와 오랜 기간 협력하면서 쌓아온 경험이 있다. 우리는 옴니버스와 DLI 교육 등을 함께 보급하며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현장에 적용할지 이해해 왔다. 각 분야의 역량을 갖춘 전략적 협력사도 강점이다. AI 인프라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과 냉각 문제도 중요해지는데, 슈퍼마이크로는 서버와 액체냉각 등 관련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하드웨어 역량에 엔비디아의 기술과 교육, 리드텍의 소프트웨어와 응용 경험을 결합할 수 있다.
리차드 저우 총괄 : AI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갖추고, 고객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까지 연결한다는 점이다. 엔비디아 인증 DLI 교육과 옴니버스 관련 전문 교육 등을 통해 기업의 직원들이 AI를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하도록 돕는다. 기술을 공급한 뒤 고객이 현장에서 성과를 내도록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Q. 한국 사업의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제리 량 사장 : 하드웨어에서 AI 플랫폼으로, 다시 인재 양성과 산업 응용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리드텍은 각 협력사의 강점을 연결하고, 기업과 사람들이 AI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얻도록 하는 역할을 맡으려 한다. 원주에서 이 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 지역에서 AI를 다룰 인재가 성장하고, 그들이 산업 현장에서 기술을 활용하며, 기업이 성과를 내는 흐름이 이어져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AI 솔루션 통합 기업의 목표도 여기에 있다.
리차드 저우 총괄 : 한국에서 만든 성과를 해외로 확장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생산시설과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 AI 활용 경험을 쌓으면 해외 사업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리드텍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 기반을 활용해 한국 기업들과 그 경험을 함께 확산하고 싶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