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실 안에서 제품의 합격과 불합격을 판정하는 데 주로 쓰이던 계측 기술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측정 정밀도를 높이는 데 더해 작업자에 따른 편차를 줄이고, 반복 가능한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해 공정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아진산업도 자동화 3D 측정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자 숙련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외 생산거점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파로 크레아폼(FARO CREAFORM)은 10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파로 크레아폼 이노베이션 포럼 2026(FARO CREAFORM Innovation Forum 2026)’을 열고 3D 측정 기술과 자동화 품질검사 사례를 소개했다. 행사에서는 제조 계측과 자동화 검사를 비롯해 대형 구조물 측정, 리얼리티 캡처(Reality Capture) 등 3D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술과 산업 적용 사례가 다뤄졌다.
이날 오프닝 키노트에 나선 김건아 파로 크레아폼 아미텍코리아 지사장은 제조 현장에서 품질 부문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측정 결과를 토대로 합격·불합격을 판정하고 문제를 보고하는 역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측정 데이터를 축적해 문제 원인을 찾고 공정과 의사결정에 연결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지사장은 “계측이라고 하는 부분이 예전에는 품질 향상으로만 갔다면 최근에는 의사결정의 속도를 뒷받침해주는 바로미터로 많이 보고 있다”며, “많은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하는 가운데 빠른 의사결정을 가장 큰 무기로 보고 사이클 타임을 당기면서 측정에 대한 디버깅까지 사이클 타임 안에 넣으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에 따르면 계측 장비를 활용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온도와 진동 등을 통제한 측정실에서 정밀하게 제품을 검사하는 방식은 유지되는 한편, 생산·조립 과정에서 문제를 바로 확인하기 위한 이동식·비접촉식 측정 장비의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파로 크레아폼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작업자 숙련도와 측정 환경에 따른 변수를 줄이고 반복 측정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솔루션을 소개했다. 로봇과 3D 스캐너를 결합한 자동 품질관리 시스템 ‘큐브-R M 시리즈(CUBE-R M Series)’는 로봇의 이동 경로와 측정 위치를 사전에 설정하고, 측정부터 데이터 처리와 리포트 생성까지 이어지도록 구성됐다. 검사 대상과 생산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모듈형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라고 김 지사장은 설명했다.
아진산업, 계측 자동화로 작업자별 측정 편차 줄인다...북미 공장으로 솔루션 확대
자동화 계측이 실제 제조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작업자에 따라 달라지는 측정값이다.
이날 사례 발표에 나선 아진산업 고도현 엔지니어는 자동차 차체 부품 품질검사에 큐브-R(CUBE-R)을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고 엔지니어는 기존 검사 과정에서 수기 측정과 3D 스캔을 병행하면서 검사 준비에 시간이 걸리고, 3D 스캐너를 사용하는 초보자와 숙련자 사이에 측정 데이터 편차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큐브-R은 한 번 측정 프로그램을 설정하면 로봇이 같은 경로와 조건으로 반복 측정하는 방식이다. 고 엔지니어는 “기존에 많이 사용하는 다관절 스캐너는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편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큐브-R 시스템은 한번 작업을 끝내 놓으면 다음 사람이 버튼 하나로 똑같이 측정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편차가 적다”고 말했다.
아진산업은 기존 다관절 스캐너로 얻은 데이터와 큐브-R을 이용해 얻은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도 공개했다. 고 엔지니어에 따르면 두 방식으로 동일한 대상을 측정했을 때 최대 편차는 약 0.2mm 이내로 나타났다. 이는 큐브-R 자체의 절대 측정 정확도를 의미하는 수치가 아니라 아진산업이 두 측정 방식에서 얻은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다.
검사 과정에서 필요한 작업자 개입도 줄었다. 고 엔지니어는 초기 설치와 프로그램 설정 이후 실제 스캔 과정에서는 작업자가 버튼을 눌러 검사를 시작하면 시스템이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측정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와 3D 스캔 데이터는 리포트 형태로 저장돼 날짜별 측정 결과와 데이터 이력을 관리할 수 있다.
아진산업은 큐브-R 적용 범위를 국내외 생산거점으로 확대하고 있다. 고 엔지니어에 따르면 아진산업은 2024년 12월 자동화 도입 검토를 시작해 2025년 6월 본사 공장에 큐브-R 설치를 완료했다. 올해 3월에는 하양공장에 시스템을 추가 도입했다.
향후에는 북미 생산거점으로도 자동화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고 엔지니어는 아진 USA(AJIN USA)에서 MVA·CBA·MS5A 차종의 총 13개 아이템, 아진 조지아(AJIN GEORGIA)에서는 NEA·MEA·NQ5A·AC28 차종의 총 20개 아이템에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고도화 과제로는 AI 적용이 제시됐다. 고 엔지니어는 AI 비전 카메라를 이용해 검사 대상 위치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스캔 실패를 감지해 자동으로 다시 측정하는 기능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기반 원격 운영과 AI를 이용한 불량 자동 판정도 향후 적용할 기능으로 꼽았다.
김 지사장은 측정 자동화 이후 축적되는 데이터의 활용도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데이터화시키고 데이터셋화시키고 플랫폼화해서 어떤 데이터를 의미 있게 제공할 수 있느냐가 결국 측정에 대한 노하우”라며 “데이터를 얼마나 모아 직원이나 프로세스가 빠르게 학습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느냐가 최근의 트렌드”라고 언급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