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유엔의 진단이 나왔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온난화가 1.8도까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는 1.5도 초과 폭과 기간을 최소화한 뒤 다시 온도를 낮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2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 Programme·UNEP)은 ‘오버슈트 제한: 1.5도 초과와 복귀 경로(Limiting Overshoot – Navigating exceedance of 1.5°C and pathways towards return)’ 보고서를 발표하고 현재 정책과 단기 기후 대응 경로를 고려할 때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서는 것은 이제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했다.
UNEP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향후 몇 년 안에 1.5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폭은 약 1.8도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으며,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2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UNEP는 1.5도를 일시적으로 넘어선다는 것이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의 장기 목표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온도 상승폭을 최대한 낮은 수준에서 정점에 도달하게 한 뒤 다시 낮추는 ‘초과·정점·하락(overshoot, peak and decline)’ 경로를 현재 남아 있는 최선의 선택지로 제시했다.
오버슈트(overshoot)는 지구 평균기온이 1.5도를 일시적으로 넘어선 뒤 정점에 도달하고 이후 다시 하락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UNEP는 초과 온도가 높을수록, 또 1.5도를 넘어선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람과 자연,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커지고 되돌릴 수 없는 임계점을 넘어설 위험도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1.5도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온도가 불과 몇 분의 1도 추가 상승할 때마다 기후 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극심한 폭염과 홍수 등 이상기후가 심화되고 생태계 손실이 확대되는 한편, 군소도서개발국과 저지대 해안도시가 침수될 위험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인간의 건강과 식량 안보, 물 공급, 자연 생태계, 도시와 기반시설, 경제 전반에도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온난화의 폭과 기간이 커질수록 되돌릴 수 없는 기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할 가능성도 상승한다. UNEP는 대규모 빙상의 불안정화와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AMOC) 교란 등을 주요 위험으로 꼽았다. 일부 변화는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고 다른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누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1.5도 초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온실가스 배출량을 즉각적이고 지속적으로 크게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 등 단기적으로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신속히 감축하면서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넷제로 이후에는 배출량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서 제거하는 ‘순배출 마이너스(net-negative emissions)’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림 등 자연 기반 방식과 기술을 이용해 대기 중 탄소를 제거·저장하는 이산화탄소 제거(Carbon Dioxide Removal·CDR)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탄소 제거 기술이 온실가스 감축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됐다. CDR을 충분한 규모로 확대하는 데는 기술적 확장성과 저장의 영속성, 지질학적 저장 용량뿐 아니라 생물다양성과 식량 안보 등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UNEP는 온난화 정점을 2도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고 잔여 배출량을 최대한 줄여야 CDR을 통한 1.5도 복귀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완화와 함께 적응 대책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문했다. 이미 발생하고 있거나 앞으로 예상되는 기후 충격으로부터 사회와 지역사회, 경제의 취약성을 낮추는 조치를 추진해야 하며, 온난화 정점이 높아질수록 적응에 필요한 비용과 난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UNEP는 수년간의 기후 대응 지연으로 지구 평균기온을 향후 다시 1.5도 아래로 낮추는 데 성공하더라도 일부 피해와 변화는 되돌릴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지역사회는 거주지를 옮기거나 생계 방식을 변경해야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형평성과 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1.5도를 넘긴 상태에 계속 머문다면 좋은 결과는 없다”며, “지금은 기후 행동을 두 배로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