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공정 기술은 제조업의 뿌리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항공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역량은 바로 이 뿌리에서 나온다. 헬로티는 수십 년간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며 국내 제조 생태계를 조용히 지탱해 온 소재·장비·공정 전문기업을 만나, 그들의 기술 철학과 현장 경험을 독자와 함께 나눈다.
"장비 한 대로는 부족하다"…토탈 솔루션 체계의 출발점
Q. 프로토텍은 3D프린팅 솔루션 분야에 집중해 오며 Stratasys·Formlabs의 국내 최대 플래티넘 파트너로 성장했습니다. 장비 공급을 넘어 시제품 제작, 지그·픽스처, 최종 사용 부품, 역설계, 후처리, 치수 검사, 기술 교육까지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체계를 구축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프로토텍이 토탈 솔루션 체계를 구축한 가장 큰 이유는 장비 한 대를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제조 성과를 완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3D 프린터를 사용하더라도 부품의 용도와 형상, 소재, 적층 방향, 출력 조건, 후처리 방법에 따라 품질과 생산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결국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장비 자체가 아니라 어떤 기술과 소재를 선택하고, 어떻게 설계하고 검증해야 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책이었습니다.
프로토텍은 2005년 법인 설립 이후 산업용 FDM, PolyJet, SLA, SAF, SLS 등 다양한 3D 프린팅 기술과 3D 스캐닝 솔루션을 국내 제조 현장에 공급해 왔습니다. Stratasys와 Formlabs의 국내 최대 플래티넘 파트너로서 장비 운용 경험을 축적하는 동시에,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국내 주요 제조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설계 검토, 시제품 제작, 역설계, 후처리, 치수 검사와 기술 교육을 하나의 제조 흐름으로 연결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비 도입을 바로 결정하기 어려운 고객에게는 제작 서비스를 통해 적용 가능성을 먼저 검증하고, 효과가 확인된 이후 자체 장비 도입과 기술 내재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 체계도 마련했습니다. 반대로 장비를 보유한 고객에게는 공정 최적화, 소재 선정, 설계 개선, 교육과 유지보수를 지원해 장비가 실제 생산성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프로토텍의 경쟁력은 특정 장비를 판매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고객의 사용 환경과 요구 조건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기술과 소재를 제안하고, 설계부터 제작·검사까지 연결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으로 완성하는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역량에 있습니다. 장비 공급, 제조 서비스, 품질관리 역량을 함께 갖춘 것이 프로토텍 토탈 솔루션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AM KOREA 2026서 공개한 F3300·Fuse X1…"속도와 수율을 동시에"
Q. AM KOREA 2026에서 산업용 FDM 방식의 'Stratasys F3300'과 신제품 'Formlabs Fuse X1'을 선보이셨습니다. 두 장비 각각의 기술적 특장점과 기존 라인업 대비 차별점, 현장에서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A. Stratasys F3300은 600×600×800mm의 빌드 공간을 갖춘 산업용 FDM 생산 시스템입니다. 리니어 모터와 엔코더를 적용해 압출기 헤드를 빠르고 정밀하게 제어하며, 장시간 반복 출력에서도 안정적인 위치 제어와 반복 정밀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네 개의 압출기와 특허받은 자동 툴 체인저를 통해 작업 조건에 맞는 압출기를 자동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적층 해상도를 활용하거나 모델·서포트 작업을 전환할 수 있고, 압출기 이상 발생 시 다른 압출기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이중화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소재의 수분 상태를 일정하게 관리하는 건조 기능과 자동 캘리브레이션도 적용돼 작업자의 반복적인 설정 업무와 장비 비가동 시간을 줄여줍니다.
기존 Fortus 계열이 다양한 고성능 소재와 산업 현장에서 검증된 안정성에 강점이 있다면, F3300은 여기에 출력 속도, 자동화, 장비 가동률과 반복 생산성을 한층 강화한 생산 중심의 플랫폼입니다. 제조사 기준으로 기존 압출식 시스템 대비 최대 2배의 출력 속도와 처리량을 제공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는 동일한 조건에서 부품 제작 시간을 최대 50% 단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프로토텍은 F3300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대형 지그·픽스처와 최종 사용 부품, 반복 생산 부품에 대한 제작 지원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Formlabs Fuse X1은 330×330×565mm, 총 61.5L의 빌드 공간과 120W 파이버 레이저를 갖춘 산업용 SLS 장비입니다. 기존 Fuse 1+ 30W보다 빌드 공간이 7.5배 커 대형 부품을 분할하지 않고 제작하거나 여러 종류의 소형 부품을 하나의 작업에서 함께 생산할 수 있습니다. SLS 방식의 특성상 별도의 서포트 구조가 필요하지 않아 복잡한 형상과 다품종 소량 생산, 주문형 부품 제작에 유리합니다.
Fuse X1의 핵심 차별점은 단순히 빌드 공간을 확대한 데 있지 않습니다. Adaptive Thermal Control 기술이 빌드 챔버 내부의 13개 독립 영역을 정밀하게 제어해 30% 이상의 높은 패킹 밀도를 구현하도록 지원합니다. AI 기반 Print Intelligence는 출력 중 각 레이어를 모니터링해 이상이 발생한 부품을 감지하고, 해당 부품을 후속 레이어 출력에서 제외한 뒤 나머지 부품의 출력을 이어가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부품에서 발생한 문제가 전체 작업 실패로 확대되는 위험을 줄이고 생산 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장비의 출력 샘플과 산업별 적용 사례를 통해 기술적 특징뿐 아니라 실제 제조 현장에서 어떤 부품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상담 과정에서는 단순히 출력 속도나 장비 가격을 비교하기보다, 현재 외주 제작 중인 부품을 내부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시제품에 머물러 있던 활용 범위를 소량 생산과 최종 사용 부품까지 확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이는 국내 제조기업의 관심이 장비 자체에서 실제 생산성과 투자 효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항공·방산부터 로봇까지…산업별 타깃과 기대 효과
Q. F3300과 Fuse X1이 각각 주력으로 겨냥하는 산업군과 고객 니즈는 무엇이며, 도입 시 기대할 수 있는 생산성·원가 절감 효과는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A. F3300은 항공우주·방산, 자동차·모빌리티, 로봇, 철도, 산업기계와 제조 자동화처럼 대형 부품과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안정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분야에 적합합니다. 조립·검사 지그, 픽스처, 그리퍼, 성형 툴, 대형 덕트, 하우징, 브래킷과 최종 사용 부품이 대표적인 적용 대상이며, ASA, PC, FDM Nylon 12CF, ULTEM™ 9085 같은 산업용 소재를 지원해 단순 외관 시제품보다 높은 기계적·환경적 성능이 필요한 부품 제작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Fuse X1은 로봇, 모빌리티, 소비재, 의료기기, 전자제품처럼 대형 시제품과 다품종 소량 생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고객에게 적합합니다. SLS는 별도 서포트 구조 없이 복잡한 형상을 제작할 수 있고, 빌드 공간 안에 여러 부품을 입체적으로 배치할 수 있어 주문형 생산과 소량 양산에 특히 유리합니다.
제조사 기준으로 F3300은 기존 FDM 장비 대비 최대 2배의 속도와 처리량을, Fuse X1은 비교 대상 산업용 SLS·MJF 시스템 대비 최대 3배의 처리량과 최대 50% 낮은 부품당 비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특정 비교 조건에서 산출된 값이라, 실제 도입 전에는 고객의 연간 제작량과 외주비, 인건비, 소재 사용량, 후처리 비용을 반영한 ROI 분석이 필요합니다. 프로토텍은 제조사 사양을 그대로 전달하기보다 고객의 실제 부품을 기준으로 출력 시간과 부품당 원가를 분석해, 장비 도입이 적합한지 제작 서비스 활용이 유리한지를 객관적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K-21 양산 납품이 가르쳐준 것…"우수한 부품 하나와 반복 납품은 다른 문제"
Q. K-21 사업에 적용되는 3D프린팅 부품을 양산 납품하는 등 실제 현장 적용 경험을 쌓아 오셨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와,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산업용 3D프린팅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K-21 사업과 같은 국방 분야 부품 양산 경험을 통해 확인한 가장 중요한 점은, 우수한 부품 하나를 만드는 것과 동일한 품질의 부품을 지속적으로 납품하는 것이 전혀 다른 과제라는 사실입니다. 양산에서는 소재 관리, 장비 상태, 출력 방향, 적층 조건, 후처리, 치수 검사와 변경 이력까지 모든 공정이 표준화되어야 하고, 그 결과를 객관적인 데이터와 문서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프로토텍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우주항공 품질경영시스템 AS9100 인증을 취득한 이후 KAI를 비롯한 항공·방산 분야에 부품을 공급해 왔고, 이 경험을 통해 3D프린팅의 산업 경쟁력은 장비 성능만이 아니라 설계·소재 관리·공정 제어·후처리·검사·품질 추적성이 함께 갖춰져야 완성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국내 제조업에서 산업용 3D프린팅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과제는 장비 가격보다, 어떤 부품을 적층제조로 전환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검증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기존 가공 부품을 그대로 출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경제성을 얻기 어렵습니다. 경량화, 부품 통합, 내부 유로, 맞춤 생산처럼 적층제조의 장점을 살린 설계 역량과 함께, 반복 생산성·소재 물성·검사 기준을 검증하는 체계가 함께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떤 방식이 맞는가"…고객 질문에 데이터로 답한다
Q. 장비 도입부터 설계, 시제품, 양산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사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요청이나 애로사항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 오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A. 고객사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우리 부품에는 어떤 3D 프린팅 방식과 소재가 적합한가", 그리고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부품을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가"입니다.
외관 검토용 시제품, 조립 테스트용 부품, 생산 지그·픽스처와 최종 사용 부품은 요구되는 강도, 내열성, 정밀도, 표면 품질과 수명이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특정 장비나 소재를 먼저 추천하기보다는 부품의 사용 목적과 하중, 사용 온도, 화학물질 노출 여부, 요구 공차, 제작 수량, 납기와 목표 원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프로토텍은 이러한 요구 조건을 기준으로 적용 가능한 공정과 소재를 선정한 뒤, 샘플 제작과 치수 검사를 통해 실제 적용 가능성을 검증합니다. 필요할 경우 적층 방향이나 부품 형상, 두께와 체결 구조를 개선하고, 도색·연마·코팅·인서트 삽입과 같은 후처리 방법까지 함께 검토합니다. 시제품이 검증된 이후에는 반복 생산 조건과 검사 기준을 설정해 소량 생산 또는 양산으로 연결합니다.
또 다른 주요 애로사항은 설계 데이터가 없는 노후 부품의 복원, 출력 후 발생하는 치수 편차, 후처리 방식 선정과 시제품에서 양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설계 데이터가 없는 경우에는 3D 스캐닝과 역설계로 디지털 데이터를 구축하고, 원본 부품과 역설계 데이터, 출력 결과물을 단계별로 비교해 정확도를 검증합니다.
장비를 도입해야 할지 제작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하는 고객도 많습니다. 이 경우 프로토텍은 예상 제작 수량과 부품당 비용, 외주 제작 기간, 장비 가동률과 운영 인력 등을 분석해 장비 도입과 제작 서비스의 경제성을 비교합니다. 무조건적인 장비 도입을 권하기보다 현재는 제작 서비스를 활용하고, 수요가 증가한 이후 자체 장비를 도입하는 단계적 방안도 함께 제안합니다.
이처럼 설계 검토, 3D 스캐닝, 제작, 후처리, 치수 검사, 장비 도입과 교육을 하나의 팀이 연결해 수행하기 때문에 공정이 바뀔 때마다 담당자가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정보 손실과 일정 지연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프로토텍이 One-Stop 체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초대형 장비까지 포트폴리오 확대…시제품에서 양산으로
Q. 향후 신규 장비 라인업 확대나 서비스 다각화 등 프로토텍의 중장기 사업 계획과, 국내 적층제조 시장에 대한 전망을 말씀해 주십시오.
A. 프로토텍은 앞으로 장비 포트폴리오 확대, 산업별 제조 서비스 강화, 품질관리와 기술 내재화 지원이라는 세 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먼저 장비 분야에서는 F3300과 Fuse X1처럼 산업용 생산 현장을 겨냥한 주요 신제품과 기술을 국내에 선도적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2025년에는 초대형 산업용 3D 프린터 전문기업 쓰리디팩토리와 총판 계약을 체결해 기존 소형·중형 장비에서 초대형 장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동차, 건축, 조선, 방위산업 등 대형 부품과 구조물이 필요한 산업까지 대응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비 포트폴리오 확대는 프로토텍이 현재 제공하고 있는 제조 서비스 역량과도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새로운 장비와 소재를 제작 서비스에 먼저 적용해 실제 부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검증하고, 여기서 확보한 공정 데이터와 운용 경험을 고객의 장비 도입과 기술 지원에 다시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장비 공급과 제조 서비스가 서로 분리된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기술 축적 과정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제조 서비스 분야에서는 시제품 제작을 넘어 지그·픽스처, 로봇 부품, 항공·방산 부품과 최종 사용 부품의 반복 생산 및 양산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고객의 기술 내재화를 지원하는 교육과 컨설팅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장비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용 부품 발굴, 소재 선정, 적층 방향 설정, DfAM, 장비 운용과 품질검사까지 지원해 고객이 3D 프린팅 기술을 자체 생산 공정에서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국내 적층제조 시장은 앞으로 시제품 제작 중심에서 생산 지그·픽스처, 소량 생산과 최종 사용 부품 중심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기존 절삭가공이나 사출성형을 3D 프린팅이 일방적으로 대체하기보다, 부품의 특성과 생산 수량에 따라 여러 제조 기술을 조합하는 하이브리드 제조 방식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프로토텍은 20년 이상 축적한 현장 경험과 글로벌 장비 기술, 제조 서비스와 품질관리 역량을 결합해 국내 기업의 적층제조 전환을 지원하는 전문 기술 파트너로서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