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배너

[이슈 포커스] 정부, 산업 GX·탄소차액계약·자발적 탄소시장 추진…업계 “시장부터 만들어야”

산업부·기후부·기획예산처, 기술·금융·거래 기반 지원 구상 제시
철강·화학업계 “무탄소 인프라·초기 수요·정책 예측 가능성 필요”

URL복사

 

정부가 산업부문 저탄소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그린전환 촉진법과 탄소차액계약제도(CCfD), 자발적 탄소시장 등 법·금융·시장 정책을 추진한다. 철강과 석유화학업계는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지원에 더해 무탄소 전력·수소 인프라와 저탄소 제품 시장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산업부문 저탄소 전환 정책포럼’을 열었다.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획예산처가 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철강·화학업계와 금융·법률 분야 관계자들이 정책·시장·제도 간 연계 방안을 논의했다.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저탄소 전환은 국제경쟁력의 문제”라며 “단순히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산업 전환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정부 재정과 기업의 자체 재원뿐 아니라 금융권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기술개발부터 금융·탄소크레딧 거래까지 지원

 

산업부는 기업이 전환 목표와 수단을 제시하고 정부가 기술·금융·시장 정책으로 뒷받침하는 ‘산업 GX’ 체계를 추진한다. 산업그린전환 촉진법을 제정하고 산업계가 주도하는 업종별 전환 로드맵과 지원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강은구 산업부 산업환경과장은 “산업계가 더 이상 수동적인 수혜 대상이 아니라 능동적인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저탄소 혁신을 한 기업이 수요와 시장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등 다배출 업종의 감축기술 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감축효율이 높은 설비투자를 선정하는 보조금 경매와 장기·저리 융자, 공급망 파트너십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증제도와 공공조달, 구매 인센티브 등을 활용해 저탄소 제품의 초기 수요를 만드는 방안도 제시했다.

 

탄소 다배출 산업의 기술개발과 실증을 지원하는 ‘산업 GX 플러스’는 2027년 산업 연구개발 신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만 현재 예산안 편성 단계로 예산당국과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기후부는 기존 녹색금융과 연계해 다배출 업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전환금융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축효과를 금융지원의 우선순위에 반영하고, 감축실적에 따라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개별 기업이 아닌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공급망 단위로 지원하고, 연구개발 이후 실증과 사업화 단계까지 지원을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도 내놨다.

 

CCfD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CCfD는 저탄소 기술 적용에 따른 추가 비용과 탄소가격 사이의 격차를 장기간 보전해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식이다. 기후부는 장기계약인 CCfD를 운영하려면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산세액공제를 포함한 세제지원도 향후 검토할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CCfD와 생산세액공제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을 추진해왔다.

 

기획예산처는 기업이 법적 의무 밖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감축실적을 거래하는 자발적 탄소시장 육성에 나선다. 기관과 부처별로 나뉜 탄소크레딧 시장을 연결하고 발행·평가·유통·사용·소각 과정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진승우 기획예산처 탄소중립정책과장은 탄소크레딧의 법적 지위를 규정하는 자발적 탄소시장법 제정을 추진하고, 2026년 말 개설을 목표로 한국거래소 내 거래시장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월 민관 합동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법 제정과 거래시장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계 “설비투자 수익으로 이어져야”…금융권도 시장성 강조

 

 

산업계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기업의 실제 투자를 끌어내려면 에너지 인프라와 저탄소 제품 시장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기후환경안전실장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대한 직접 재정지원과 세제 혜택,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수소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기로에 투자하고 있지만, 늘어난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을 통해 회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종 수요자가 철강 생산 단계에서 이뤄진 감축성과를 직접 체감하기 어려워 저탄소 제품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유인이 아직 낮다는 것이다.

 

남 실장은 “저탄소 전환에 투자한 비용이 수익으로 돌아오고, 그 수익이 다시 저탄소 투자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며 공공조달과 정부 프로젝트가 초기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 속에서 사업재편과 저탄소 투자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짚었다.

 

백지은 한국화학산업협회 기후에너지본부장은 바이오 원료 전환과 화학적 재활용, 전기 NCC 등 저탄소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면 개별 기업을 넘어 산업단지 단위의 전환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탄소 전력과 수소, 순환원료 공급체계는 기업 한 곳이 구축하기 어려운 만큼 국가가 공동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책금융과 세제, CCfD를 통해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 부담을 줄이고 연구개발부터 대형 실증, 최초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금융권은 저탄소 사업도 장기간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현금흐름과 수익성이 확인돼야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현진 은행연합회 미래혁신부장은 기업이 구체적인 감축목표와 연도별 실행 로드맵, 투자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탄소배출 데이터와 정부의 초기 위험 분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부장은 “금융권이 바라는 것은 특정 정책의 강도만이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며 “정책이 명확하고 지속될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장기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녹색채권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동혁 BNZ파트너스 부대표는 양방향 CCfD 구조를 전제로, 배출권 가격 상승에 따라 정부 지원액이 줄거나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 장기 현금흐름에 민간금융을 결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 과장은 토론 말미에 K-GX 전략 발표 이후 산업계가 제시하는 업종별 전환 로드맵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최종 발표에 앞서 금융위원회·금융권과 초안을 공유하고, 기업의 투자 수요와 금융기관의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