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기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 더벤처스(대표 김철우)가 투자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해 사업계획서 접수 후 24시간 내에 검토 결과를 전달하는 체계를 완성했다고 27일 밝혔다. 2024년 하반기 자체 개발한 AI 심사역 시스템 '비키(Vicky)'를 핵심 축으로 삼아 지향해온 'AI 네이티브 VC'를 투자 심사 영역에서 구현한 결과다.
더벤처스는 지난 4월 투자 검토 기간을 3일(72시간)로 단축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이를 다시 3분의 1 수준인 24시간으로 앞당겼다. 심사 단계를 줄이는 방식 대신,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비즈니스 모델 분석과 데이터 검증을 AI가 실시간으로 처리하도록 구조를 전환했다. 서류 접수부터 내부 심사 보고서 생성까지 이어지던 병목 구간도 자동화해 대기시간을 제로(0)로 만들었다.
심사 기간이 줄었지만 기준은 그대로다. 비키는 2025년 4월 도입 이후 누적 1,500건 이상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했으며, 비키가 선별한 딜과 인간 심사역의 최종 판단 일치율은 9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검토 항목을 축소한 것이 아니라, 더벤처스가 10여 년간 축적한 투자 데이터와 사후 관리 사례를 학습 모델에 반영해 판단의 정확도를 끌어올린 결과다.
비키는 창업자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시점부터 1차 서류 검토를 전담한다. 시장 규모와 사업·팀의 구조적 우위를 판별한 뒤 글로벌 기업 데이터베이스와 실시간으로 대조해 유사 서비스 비교 분석 리포트를 생성하고, 기술적 논리 결함까지 감지한다. 심사 리포트 작성 같은 행정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심사역들은 창업자 면담과 전략 수립 등 정성적 판단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체계는 투자사와 창업자 양측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온다. 창업자는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을 낮춰 사업 실행과 성장에 몰입할 수 있고, 투자사는 절감된 행정 리소스를 포트폴리오사 성장 지원에 재투자할 수 있다. 빠른 의사결정이 스타트업의 생존력과 펀드 운용 성과를 함께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다.
2014년 설립된 더벤처스는 "창업자가 창업자를 돕는다(Founders backing founders)"는 철학 아래 초기 기업 전문 벤처캐피털로 출발해 2021년 벤처캐피털 라이선스를 추가했다. 현재까지 한국과 동남아시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260여 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2025년 10월에는 소비재 분야에 특화한 '더벤처스 글로벌 K-소비재 펀드' 100억 원 규모를 결성했다.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는 "투자 검토가 늦어지는 건 개별 심사역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처리량의 한계 때문"이라며 "인력을 늘리는 대신 구조를 바꾸는 방식을 택했고, 그 결과 심사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창업자를 가장 빨리 만나는 VC가 됐다"고 말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