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반도체 잉크로 만든 회로를 더 미세하고 균일하게 패터닝할 수 있는 광가교제가 개발됐다. 개발된 기술은 가볍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쓰이는 유기 반도체 회로의 정밀 패터닝에 활용될 수 있다.
UNIST는 화학과 김봉수 교수팀이 연세대학교 조정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유기 반도체 고분자와 잘 섞이면서 고분자 사슬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광가교제 ‘Diazo-6Bx’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광가교제는 유기 반도체 용액공정에 쓰이는 물질이다. 광가교제가 포함된 반도체 잉크를 기판에 바른 뒤 회로 모양대로 자외선을 쬐면, 빛을 받은 부분의 잉크가 굳어 고정된다. 이후 용매로 씻어내면 빛을 받지 않은 부분은 제거되고, 자외선을 쬔 부분만 회로 형태로 남는다.
연구팀이 개발한 Diazo-6Bx는 탄화수소 계열 유기 반도체와 잘 섞이고, 고분자 사슬을 촘촘하고 균일하게 연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척 과정에서 회로 가장자리가 덜 깎이고, 빛을 받은 영역과 받지 않은 영역의 경계도 또렷하게 유지된다.
기존 광가교제인 6Bx는 플루오린이 많이 붙은 구조로, 탄화수소 기반 유기 반도체와 잘 섞이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가교제가 뭉치거나 고르게 퍼지지 못해 회로 가장자리가 깎여 나가기 쉬웠고, 소자 성능을 떨어뜨리는 전하 트랩도 발생하기 쉬웠다.
전하 트랩은 반도체 물질 내부의 결함 등으로 인해 전하 흐름이 방해받는 현상이다. 트랩이 많아지면 트랜지스터의 전류 흐름과 문턱전압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6Bx의 테트라플루오로페닐 아지드기를 플루오린이 없는 페닐 다이아조 에스터기로 바꿔 새로운 광가교제를 설계했다. 다이아조기는 자외선을 받으면 반응성이 높은 카벤으로 바뀌며, 고분자의 탄소-수소 결합 사이로 들어가 사슬을 3차원 그물망 형태로 연결한다.
성능 검증 결과, Diazo-6Bx를 넣어 직선을 패터닝했을 때 설계 선폭에서 벗어나는 정도인 선폭 편차는 기존 10.3마이크로미터에서 2.5마이크로미터로 줄었다. 기존 대비 약 4분의 1 수준이다. 회로 가장자리 각도도 67.9도에서 수직에 가까운 87도로 높아졌다.
소자 안정성도 개선됐다. 연구팀은 트랜지스터에 4000초 동안 일정한 전압을 가한 뒤 성능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Diazo-6Bx를 적용한 트랜지스터는 기존 광가교제를 쓴 소자보다 전류 감소와 문턱전압 변화가 작았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활용해 p형 및 n형 고분자 반도체를 패턴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판 위에 84개의 트랜지스터 소자로 구성된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어레이와 상보형 논리 회로를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구현한 회로에는 NOT, NAND, NOR 게이트가 포함됐다.
김봉수 UNIST 교수는 “이번 광가교제는 유기 반도체 회로를 더 미세하고 균일하게 만들면서도 소자의 작동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물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용매로 p형과 n형 반도체를 연속해서 패터닝할 수 있어 용매 선택과 공정 설계의 부담을 줄이고, 대면적 유연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학술지 ‘ACS Nano’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