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대표이사 고진)이 스테이블코인 무역결제 처리 경로 부재를 분석한 보고서 『디지털화폐 전환기의 무역결제: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제기하는 전자무역 인프라 과제』(KTNET Trade Intelligence Report 2026 1호)를 발간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자문에 참여한 이번 보고서는 외국환거래법 개정 이후에도 수출기업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수출대금을 수취했을 때 합법적으로 처리할 경로가 여전히 없다는 구조적 공백을 정면으로 지목했다.
보고서 발간의 배경에는 실제 대규모 불법 거래 사례가 있다. 관세청 대구본부세관은 2025년 10월 테더(USDT)를 활용해 한국-베트남 간 수출대금을 불법 수취·송금한 환치기 조직을 적발했다. 약 3년간 7만 8,489회, 9,200억 원 규모이며 화장품·의료용품 수출입업체 700여 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합법적 처리 경로의 부재가 이 규모의 불법 거래를 구조적으로 방치한 배경이 됐다고 분석한다.
지난 7일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가상자산 이전업무가 외환 당국 등록 체계에 편입될 예정이지만, 보고서는 세 가지 처리 경로 부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첫째, 관세청 수출신고 데이터와 스테이블코인 결제 데이터를 연결하는 경로가 없어 외환입금 기록 자체가 생성되지 않는다. 기존 외환 거래에서 신고 지연·누락은 사후 보완이 가능하지만, 스테이블코인 입금 기록은 원천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둘째, 수취 지갑이 어느 수출기업의 것인지 확인하는 무역 지갑 검증(KYW: Know Your Wallet) 체계가 전 세계 어느 법제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KYW 없이는 합법 거래와 환치기를 기술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 셋째, 국내 달러 스테이블코인 일평균 5,700억 원 거래 중 무역결제 해당분이 통계로 포착되지 않아 수출지원 정책과 무역금융 판단의 근거가 약해진다.
보고서는 연간 4억 건의 수출입신고를 처리하는 국가전자무역기반사업자로서 수출신고·전자선하증권(e-B/L)·구매확인서 데이터를 보유한 KTNET이, 이 빈 검증 구간을 담당할 조건을 갖춘 유일한 비정부 기관임을 논증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은 민간 컨소시엄이, 환전·외환신고는 시중은행이, 도매 정산은 한국은행이 담당하는 구조에서, 무역 실거래 검증과 KYW만이 현재 담당 주체가 없는 구간이라는 설명이다.
정책 제언으로는 산업통상부 전자무역촉진에관한법률 및 대외무역법에 검증 레이어 근거 조항 신설, 한국은행 한강 플랫폼 2단계 설계에서의 전자무역 인프라 연계 검토,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의 외국환거래법 시행 시 스테이블코인 무역결제 신고 경로 명시를 이 순서로 제시했다. 세 기관의 설계가 연쇄적으로 맞물릴 때 수출기업이 합법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된다는 분석이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