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나 플랜트 설비, 각종 인프라에서 배관은 필수적인 구성 요소이다. 이러한 배관은 노후 진행을 막기 위해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점검·보수가 요구되는데, 최근에는 유지관리 비용 증가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숙련 작업자 감소가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점검 작업의 노동력 절감화·자동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관 내부 점검에는 이전부터 공업용 내시경이 이용되어 왔는데, 작업 부담이 크기 때문에 로봇에 의한 점검의 효율화가 기대되고 있다.
배관 내 점검 로봇의 연구는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어 왔으며, 대구경 배관에 대응하는 로봇은 이미 다수 실용화되어 있다. 한편, 내경이 작은 배관(이 글에서는 20mm에서 50mm 정도의 배관을 소경 배관이라고 부르기로 한다)은 내부 공간의 제약이 엄격하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대응 가능한 로봇이 제한적이다.
소경 배관 내를 주행하는 로봇은 소프트 로봇적 접근, 즉 유연한 구조를 가진 배관 로봇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필자 등도 유연 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운동 생성 메커니즘에 기반한 소경 배관 점검 로봇의 연구 개발에 대응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소경 배관이라는 환경의 특징을 정리하는 동시에, 필자 등이 개발 중인 점검 로봇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그 개발상의 과제와 고안 등에 대해서 소개한다.
왜 로봇이 필요한가
도대체 왜 소경 배관 로봇이 필요한 것일까? 배관 점검의 대표적인 기법으로 카메라에 의한 육안 점검이 있는데, 이를 예로 들어 생각해 보자. 이전부터 소경 배관 내부의 검사에는 공업용 내시경을 사람이 배관에 삽입하는 방법이 채택되어 왔다. 내시경에 의한 점검에서는 배관 입구에서 유연한 내시경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지만, 삽입 길이가 길어질수록 내시경과 배관 벽 사이의 마찰 저항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삽입력도 커진다. 그러나 일정 이상의 힘으로 밀어 넣으면 내시경이 휘거나 좌굴하거나 하여 목적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내시경이 곡관부를 통과할 때는 큰 저항이 발생해 휨이나 좌굴이 쉽게 일어나며, 내시경 끝이 걸려서 진행이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 과제는 내시경의 추진력이 배관 입구에서 삽입하는 힘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내시경 자체에 자주 능력을 부여해 추진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내시경 끝부분에 견인력을 발휘하는 로봇을 결합하면 휨에 의한 삽입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로봇이 필요한 큰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미래적으로는 로봇의 주행 성능이 충분히 향상되면 점검 작업의 자동화에 의한 노동력 절감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로봇에게 있어서 소경 배관 내 환경
배관 내 로봇은 기본적으로 배관 내부를 이동하는 것으로, 오픈된 환경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로봇과는 다른 제약이 존재한다. 특히 소경 배관 내에서는 환경으로부터 받는 제약이 크고, 로봇의 설계나 추진 원리, 운용 방법에 큰 영향을 준다. 그림 1은 소경 배관을 포함한 설비의 사진이다. 이 사진을 참고하면서 소경 배관 내라는 환경의 특수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 좁고 길쭉한 환경 : 배관 내부는 길쭉한 환경이며, 소경 배관에는 화장지 심(내경 약 38mm)보다 좁은 공간도 포함된다. 당연히 로봇도 이에 적합한 형상일 필요가 있다.
· 규격화된 배관 요소 :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배관은 용도나 소재에 따라 규격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JIS G3452(배관용 탄소강 강관 : SGP관)이나 JIS K 6741(경질 폴리염화비닐관 : PVC관)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가까운 주변에서도 자주 이용되고 있다. 이들의 규격마다 내경이나 두께, 접속 방법, 곡관․분기관의 구조 등에 차이가 있다.
· 곡관·분기관의 존재 : 대부분의 배관 규격에서는 90도나 45도의 굽힘을 가진 곡관이나 분기관이 규정되어 있다. 곡관 부분은 직관부보다 내부 공간이 좁아지는 경우가 많고, 또한 직관과의 접속부에 단차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로봇이 곡관을 통과하려면 로봇의 외경을 더 작게 할 필요가 있으며, 더구나 강체 부분이 길면 기하학적으로 걸리게 되기 때문에 유연한 부분과 조합하는 등의 고안이 요구된다. 곡관 통과는 배관 로봇 개발상의 큰 과제 중 하나이다.
· 제한된 주행 경로 : 배관 내를 주행하는 로봇은 배관을 따라 진행하게 되기 때문에 오픈된 환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배관을 따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액추에이터 수로 제한함으로써 로봇의 크기를 콤팩트하게 유지하려는 접근법을 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 내부의 오염 : 배관 내는 반드시 깨끗한 상태가 아니며, 먼지나 이물, 수분, 기름, 고형물 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위와 같은 특징이 있는 환경이라는 것을 감안해 로봇 형상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경 배관이라면 바퀴나 크롤러를 갖춘 로봇의 투입이 가능하지만, 소경 배관용 로봇에 그러한 메커니즘을 넣는 것은 난이도가 높다. 반면 소프트 로봇은 이렇게 가늘고 좁으며 구불구불한 환경과 상성이 좋아, 소경 배관용 로봇에서는 소프트 로봇의 접근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지네형 배관 검사 로봇
필자 등은 소경 배관에 대응한 점검 로봇 시스템(그림 2)을 개발해 왔다. 이 로봇 시스템은 추진 유닛에 필자 등이 제안한 복실형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발전시킨 ‘중공 복실형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이용함으로써 다른 방식보다 빠른 추진 속도를 확보하면서 25mm에서 35mm의 배관에도 삽입 가능한 본체 크기를 실현하고 있다.
해당 로봇은 공기압에 의해 구동되며, 시스템 전체는 이하의 4요소로 구성된다.
· 추진을 담당하는 중공 복실형 소프트 액추에이터
· 압력 제어기기 및 Raspberry Pi 등을 탑재한 제어 박스
· 무선 통신에 대응한 조작 단말 (태블릿 단말 등)
· 공기원 (휴대용 에어 컴프레서 등)
각 기기는 모두 휴대 가능하며, 에어 컴프레서를 포함한 전체 시스템은 배터리 구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를 통해 점검 현장에 유연한 전개·운용이 가능하다.
1. 구조와 동작 원리
해당 로봇의 특징은 추진력을 발생시키는 중공 복실형 소프트 액추에이터의 구조와 그 운동 생성 기법에 있다. 그림 3에 액추에이터 구조를 나타냈다. 액추에이터에는 실리콘 고무제 2개의 공기실이 있으며, 각각 중앙 부분에서 겹치도록 배치되어 있다. 공기실의 외측은 밀착 스프링(중앙의 신장부) 또는 직물 소재 슬리브(양끝의 그립부)로 덮여 있으며, 각각 축 방향 또는 반경 방향으로 팽창하는 구조이다. 각 부의 팽창 시작 압력은 실리콘 고무의 두께나 스프링 상수 등과 같은 각 부의 특성에 의해 결정되며, 가압에 의해 먼저 그립부가 반경 방향으로 팽창하고, 일정 이상의 압력으로 신장부가 축 방향으로 신장되도록 조정되어 있다. 따라서 두 개의 압력실을 순서대로 가압함으로써 그립부의 팽창과 신장부의 신장을 차례로 발생시킬 수 있다. 이 기구를 활용해 배관의 관벽을 그립하면서 전방으로 신장하는 ‘지네 운동’을 생성해 추진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문헌 「Design and Characterization of a Hollow and Duplex-Chambered Propulsion Module for Narrow Pipe Inspection」을 참조하기 바란다.
해당 로봇이 가는 본체 지름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액추에이터 구조 덕분이 크다. 배관 내 로봇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 구조의 주된 장점은 이하와 같다.
· 액추에이터 내부에 에어 튜브가 없어 취급이 용이
· 신장부가 큰 스트로크로 신장 가능
· 공기압 취출구가 한 방향으로 집약된다
이러한 특징은 제한된 배관 내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큰 운동을 생성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액추에이터 자체가 유연한 소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곡관을 통과할 때도 곡관을 따라 수동적으로 추종하면서 통과할 수 있다(그림 4).
2. 곡관 통과를 위한 로봇 설계
배관 내를 주행하는 로봇에 있어 곡관의 통과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특히 소경 배관과 같은 좁은 환경에서는 로봇이 곡관에 걸리기 쉬워 설계상의 고안이 요구된다. 곡관 통과에서는 우선 로봇의 강체 부분이 곡관에 간섭하지 않는 형상·치수인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곡관의 관벽과 접촉 시에 마찰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형상인 것이 요구된다. 이는 곡관과 직관의 접속부에 생기는 단차 등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더 나아가 액추에이터가 견인하는 하중 크기에 따라 관벽과의 접촉력이 변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조건 하에서도 통과 가능한 형상 설계가 필요하다. 곡관 통과의 성패에 관여하는 인자는 다양하며, 배관 점검 로봇에 있어 설계상의 큰 과제 중 하나이다. 현 시점에서는 시행착오적으로 형상을 결정하는 접근이 일반적이며, 필자 등이 개발한 로봇도 그러한 방법으로 설계되어 있다. 앞으로 AI 활용 등에 의해 이 설계 프로세스의 효율화도 기대된다.
3. 제어계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제어계는 Robot Operating System(ROS)을 이용해 구축되어 있으며, 조작 단말과의 통신은 유선 LAN 또는 Wi-Fi 경유로 이루어진다. 조작은 Web 브라우저상의 GUI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용 단말을 필요로 하지 않고 시판 노트북 PC나 태블릿 단말, 스마트폰 등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복수 단말에 센서 정보나 카메라 영상을 동시에 송신할 수 있어 원격 협동 작업이나 전문가에 의한 동시 확인 등 유연한 운용 시나리오의 활용이 가능하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UI는 브라우저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외관이나 조작감을 쉽게 변경할 수 있다. UI의 개발은 로봇 기구 부분 개발과 병행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는 용도에 따라 복수 버전이 준비되어 있다. 그림 5(a)는 초기부터 개선이 계속되고 있는 UI로, 연구자·개발자 시점에서 구축되어 있다. 카메라 영상이나 주행 제어 버튼 외에 각 밸브·센서의 수동 제어나 파라미터 변경이 가능한 프로페셔널 사양이다. 이 UI는 연구 용도 혹은 개발·디버그 용도로는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일반용으로는 정보량이 너무 많아 조작이 어렵다.
이것을 고려해 개발한 것이 그림 5(b)의 심플한 UI이다. 이 UI는 일반용 데모에서 참가자가 조작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카메라 영상을 좌측에 배치하고 중앙에 4개의 조작 버튼을 두며, 기타 설정 항목은 모두 숨겨져 있다. 조작자는 중앙의 버튼으로 로봇이 진행할 방향만 지시하면 되므로 처음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측의 센서 정보는 일부러 남겨 두었는데, 이는 동작 중에 수치나 스케일 바가 변화함으로써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서이다. 이 UI를 이용해 다양한 참가자에게 조작 체험을 제공했으며 대체로 호평이었다.
그 후, 이 일반용 데모가 성공한 것을 계기로 마침내 유치원~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에서도 동일한 조작 체험을 실시하게 되었다. 그림 5(b)의 UI는 성인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유치원~초등학생용으로 키즈용 UI(그림 5(c))를 개발했다. 이것은 그림 5(b)의 구성을 계승하면서 모두 히라가나 표기로 하고 ‘전진’, ‘후진’, ‘정지’ 등과 같은 부드러운 표현을 채용했다. 실제 조작 체험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이 필자의 설명 없이도 로봇을 조작하면서 즐기고 있었다. (조작 체험 실시는 고생했으나) 설명 없이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UI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로봇의 예상 조작자는 반드시 어린이는 아니지만, 사용 편리성이라는 관점에서 얻은 지견은 앞으로의 UI 설계에도 활용해 갈 계획이다.
맺음말
이 글에서는 소경 배관 내라는 좁은 공간의 특징을 정리하고, 그 환경에 대응한 로봇의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소경 배관은 많은 제약이 존재하는 특징적인 환경이지만, 이러한 제약을 잘 활용해 로봇을 설계하는 시점은 다른 좁은 공간 대응 로봇에도 공통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환경 특성에 적응한 로봇 기술의 발전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