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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DX] SDA 시대, 공장은 “플랫폼이 된다”-④|PLC 시대 가고 SDA 시대가 온다…슈나이더가 ‘SDA’로 그리는 지능형 공장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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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제조사에 종속된 자동화 환경은 설비가 바뀌는 순간 축적한 제어 로직과 엔지니어링 자산을 무력화해 왔다.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김건 매니저는 이러한 산업 현장의 비효율을 극복할 대안으로 ‘Software Defined Universal Automation’을 제시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한 개방형 자동화 생태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설계한 뒤 다양한 하드웨어에 유연하게 배포하는 구조, PC·가상화 환경에서 구동되는 소프트 dPAC, HMI까지 통합한 객체 기반 엔지니어링은 제조 현장의 복잡도를 낮추고 민첩성을 높이는 핵심으로 제시됐다. 그는 결국 자동화의 경쟁력이 장비 자체가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와 IT·OT 융합 역량에서 갈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조 업계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벤더 종속성’이 마침내 깨지고 있다. 그동안 산업·공장 자동화 설비는 특정 하드웨어 제조사의 폐쇄적인 생태계에 갇혀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장비 하나를 교체하려 해도 다수의 공급 업체를 관리하고 전체 시스템을 뒤엎어야 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의 늪에 빠져 있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몇 가지 주요 장벽으로 제조 혁신의 병목으로 지목돼 왔다. 그중 현장 데이터 수집의 한계가 주요 허들로 꼽혔다.

 

여기에 특히 기존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중심의 레더 로직(Ladder Logic)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운영기술(OT) 엔지니어의 부족도 주요 쟁점이었다. 그동안 현장 엔지니어들은 기계 제어 회로를 사다리 모양의 도면으로 그린 레더 로직에 의존했기 때문에 이 흐름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전기 배선도와 흡사해 직관적이지만, 사다리 칸을 하나하나 훑으며 내려가는 순차적 방식이라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한계가 있고 특정 기계에만 최적화된다는 단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업적 병목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등장한 패러다임이 바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화(Software-defined Automation 이하 SDA)’다. 이 방법론은 제어 애플리케이션을 특정 하드웨어로부터 완전히 분리해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시스템에 극대화된 유연성과 확장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글로벌 에너지 관리 및 산업·공장 자동화 솔루션 업체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이러한 궤적의 최전선에서 개방형 자동화 생태계 구축을 꿈꾸고 있다.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처럼, 브랜드에 관계없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런타임 엔진을 시장에 제시한 것이다.

 

하드웨어를 먼저 선정하고 그에 맞춰 로직을 짜는 기존 바텀업(Bottom-up)을 개선하겠다는 선언이다. 이제는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설계하고 시뮬레이션을 거친 뒤 원하는 하드웨어에 배포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설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 사측의 전략이다. 이러한 접근은 정보기술(IT)·OT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산업 구조적 재편 속에서, 하드웨어의 족쇄를 끊고 지능형 유기체로 진화해야 한다는 시스템 고도화의 비전을 의미한다.

 

김건 슈나이더 산업 및 공정 자동화 사업부 매니저는 “특정 제조사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형 자동화 생태계의 본질적인 목적과 청사진을 구축해야 한다”며 “산업 전반에 걸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는 기술적 진보를 통해, 실무에 즉각 도입 가능한 IT·OT 융합 경쟁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 선정보다 애플리케이션 검증이 먼저

 

지금의 FA 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를 재사용하는 것은 기존 엔지니어에게 큰 도전 중 하나다. 특정 제조사의 폐쇄적인 생태계에 발이 묶인 탓에, 기기가 단종되거나 타사 설비로 교체하는 순간 공들여 쌓아온 제어 로직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드웨어가 바뀔 때마다 애플리케이션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하는 이 소모적인 반복은 제조 현장의 혁신을 가로막는 거대한 ‘리소스의 늪’이자 고질적인 비용 낭비의 주범이라고 지목한다.

 

슈나이더는 이러한 벤더 종속성의 고리를 끊기 위해 글로벌 비영리 FA 연합회 ‘유니버셜오토메이션협회(UAO)’의 주요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공급사로부터 독립된 개방형 런타임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연합회는 이 메커니즘의 기반으로 국제전기표준회의기구(IEC)의 자동화 시스템 규격인 ‘IEC 61499’ 인증 충족을 꼽는다. 이를 통해 자동화 소프트웨어 주체인 런타임 엔진을 자동화 생태계 간에 공유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UAO는 이를 ‘차세대 개방형 자동화’ 체제로 정의한다.

 

기존 PLC가 주기적으로 전체 로직을 훑는 ‘스캔 방식(Cyclic)’이었다면, IEC 61499는 특정 이벤트가 발생할 때만 로직이 작동하는 ‘이벤트 기반 트리거’ 방식을 채택해 하드웨어의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객체지향프로그래밍(OOP)을 지원해, 한 번 만든 로직을 캡슐화하고 지속 재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하드웨어를 먼저 고르고 로직을 끼워 맞추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설계·검증한 뒤 최적의 장치에 배포하는 ‘탑다운 엔지니어링(Top-down Engineering)’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는 게 UAO 측 설명이다.

 

더욱이 이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로직과 시각적 제어 요소를 하나의 객체(Object)로 통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는 제어 프로그램과 운영 화면을 별도로 설계해야 했으나, 이제는 그래픽 요소가 포함된 블록을 ‘드래그앤드롭(Drag & Drop)’하는 것만으로 HMI(Human Machine Interface)까지 동시 구현이 가능하다.

 

슈나이더 측에 따르면, 이는 엔지니어링의 복잡도를 낮추는 효과를 도출한다. 동시에 현장 운영자가 직관적으로 공정을 제어하도록 돕는 ‘사용자 중심 아키텍처’를 제공한다. 김건 매니저는 “대형 PLC부터 중소형 PLC, 심지어 인버터 드라이브 내부에까지 런타임을 심어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직접 모터를 제어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고 밝혔다.

 

결국 슈나이더가 그리는 차세대 FA의 미래상은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공장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정의하는 진정한 의미의 ‘플러그앤프로듀스(Plug & Produce)’ 환경이다.

 

 

물리적 PLC 없이 공장 가동하는 법, ‘실전형 DX’가 온다

 

슈나이더는 자사 디지털 소프트웨어 플랫폼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를 내세운다. 이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에코스트럭처 오토메이션 엑스퍼트(EcoStruxure Automation Expert(이하 EAE)’는 설계 라이브러리, 협업, 배포, 이력 관리 등 파편화된 작업을 단일 흐름으로 통합한다.

 

사측은 EAE에 대해, 제어 로직을 물리적 하드웨어 안에서 해방시킨 SDA 솔루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데이터 요구량이 폭증하며 제어의 중심축이 PLC에서 PC 기반으로 이동하는 트렌드에 발맞추는 아키텍처를 내세우는 것이다. EAE는 윈도·리눅스 등 OS 기반의 PC에 설치 가능한 ‘소프트 dPAC(Soft dPAC)’을 제공한다.

 

이 소프트 dPAC은 가상화 컨트롤러다. 물리적인 PLC 장비 없이도 일반 산업용 PC(IPC)를 비롯해, 가상 머신(VM), 도커(Docker) 컨테이너 환경에서 생성·구동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는 현장 기계에 상주하지 않아도 상위 IT 인프라 어디서든 제어 로직을 자유롭게 배포하고 실시간 관리할 수 있다.

 

슈나이더는 이 같은 기술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성과를 증명했다고 공식화했다. 이때 12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한 한 글로벌 완성차 그룹은 설비관리제어시스템(FMCS)에 EAE를 전격 도입한 바 있다고 배경을 부연했다.

 

김건 매니저는 “기존에는 다기종 설비와 대량의 데이터 연동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으나, 표준화된 ‘애셋 라이브러리(Asset Library)’를 통해 하드웨어 할당 이전에 애플리케이션을 모듈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모터·밸브 등 설비의 제어 로직과 그래픽 요소를 표준화된 디지털 부품 형태로 미리 구축해둔 저장소를 제공한다는 것. 엔지니어는 매번 코드를 새로 짤 필요 없이, 검증된 라이브러리에서 필요한 애셋을 꺼내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

 

그 결과, 데이터 통역사 역할을 하던 복잡한 미들웨어 단계를 생략하고 인공지능(AI)과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는 직통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아키텍처는 설계부터 실제 가동까지 걸리는 ‘엔지니어링 및 커미셔닝’ 시간을 30% 앞당겼다. 여기에 운영 효율성을 20% 끌어올리는 투자수익률(ROI)도 입증했다. 이 사례는 소프트웨어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해 공장의 체질 자체를 바꾼 기술 도입 후기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슈나이더 측은 지금까지 국내 대기업이 개념증명(PoC)를 진행했고, 실제 현장에 이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펌프 제조사 등도 EAE를 통한 정밀 제어와 미들웨어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PC 기반 제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판한 ‘모디콘 엣지 I/O(Modicon Edge I/O)’ 100여 종은 사측이 강조하는 현장 혁신 기술 기법이다. 이는 센서·구동부 등 모션 제어 하드웨어의 신호를 받아 전달하는 일종의 데이터 관문이다. 슈나이더 제품뿐만 아니라 타사 PLC와도 호환되는 범용성을 갖췄다.

 

슈나이더는 현장 안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IPC가 내리는 명령을 현장의 기계적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초연결 접점’ 역할을 수행하며,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 영역을 말단 설비까지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EAE를 상위 데이터 체계와 현장을 잇는 가상 미들웨어로 배치하고, 모디콘 엣지 I/O를 통해 기존 노후 설비의 데이터를 제조실행시스템(MES)과 같은 상위 시스템으로 양방향 전송하는 방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 디지털 전환(DX)을 이뤄내는 ‘실전형 스마트 팩토리’의 정석이며 K-제조업의 새로운 표준이라는 것이 슈나이더의 확신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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