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배너

'AI 칩 밀반출' 중국인 2명, 엔비디아 H100 불법 수출로 기소

URL복사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우회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에 밀반출한 혐의로 중국 국적의 20대 남성 2명이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술의 대중국 확산을 차단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수출통제의 실효성과 글로벌 AI 공급망 관리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미 법무부는 5일(현지시간), 중국 국적의 촨 겅과 스웨이 양이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고성능 GPU H100을 포함한 엔비디아 칩을 중국에 수출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캘리포니아주 엘몬테에 ALX 솔루션즈라는 명목상 IT 회사를 세우고, 미국에서 구매한 AI 칩을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ALX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미국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 컴퓨터로부터 200개 이상의 H100 칩을 구매했다. 수출 신고서에는 고객지가 싱가포르와 일본이라고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국가에 도착한 기록이 없었고 송장에 기재된 주소에는 존재하지 않는 회사명이 포함돼 있었다. 미국 수출통제 당국은 해당 칩들이 홍콩 및 중국 본토 기업으로 최종 전달된 정황을 포착했다.

 

ALX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운송 대행업체를 통해 중국으로 제품을 우회 수출한 흔적도 발견됐다. 미국 수사당국은 이들이 중국에서 100만 달러 이상을 수령하고 다수의 홍콩 및 중국 기업으로부터 추가 입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피고인들은 엔비디아 H100 외에도 PNY 지포스 RTX 4090 GPU 역시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RTX 4090 또한 고성능 AI 연산용 GPU로 분류돼 별도 수출허가가 필요한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H100 칩은 생성형 AI, 대규모 언어모델(LLM), 데이터센터, 고성능컴퓨팅(HPC)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AI 칩이다. 미국 정부는 2022년부터 해당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으며, 이후 성능을 낮춘 H20 모델만 제한적으로 판매를 허용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H20의 대중 수출도 일시 중단되는 등 통제가 강화된 바 있다.

 

엔비디아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사건은 밀수 행위가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자사는 수출통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며, 공인된 파트너를 통해서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유출된 제품은 기술지원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칩을 판매한 슈퍼마이크로는 "수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며, 관련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건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AI 반도체 수출 규제와 불법 유출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시에 고성능 AI 칩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얼마나 폭발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배너

배너


배너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