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티넷코리아가 27일 서울 롯데월드 호텔에서 연례 컨퍼런스 ‘포티넷 액셀러레이트(Accelerate) 2025’를 개최하고, AI 기반 위협에 대응하는 차세대 보안 전략을 공유했다. ‘Fortify Your Tomorrow’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실무 중심의 세션과 함께 글로벌 보안 인텔리전스 리더들의 키노트 발표가 이어졌다.
첫 번째 키노트에 나선 조원균 포티넷코리아 지사장은 “사이버 공격은 시간과의 전쟁에 가깝다”며 위협 탐지부터 대응까지 평균 3주 이상 걸리는 현재의 대응 체계로는 공격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소 규정상 침해 발생 시 4일 내 유형, 목적, 범위를 공시해야 하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보안 대응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원균 지사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 탈취형 공격의 양상에 주목했다. 지난해 국내 침해사고는 48% 증가했고 특히 랜섬웨어 공격은 점점 더 고도화되어 피해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버 해킹을 통해 기업의 민감한 정보를 빼내고 이를 외부에 유출하거나 협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공격 유형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택근무의 확산과 SaaS 기반 애플리케이션 도입으로 네트워크 구조가 복잡해진 점도 보안 취약점 확산의 원인으로 짚었다.

조 지사장은 “2026년이면 네트워크 보안 시장이 기존 네트워크 시장을 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포티넷은 차세대 방화벽(NGFW)을 기반으로 SD-WAN, 클라우드 기반 SASE, 제로트러스트 접근제어(ZTNA)까지 확장된 보안 포트폴리오를 통해 네트워크 전 구간에 걸친 통합 보안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어지는 보안 중심 네트워크로의 전환 필요성을 역설했다. 끝으로, 포티넷이 15년 전부터 머신러닝을 도입해 위협 인텔리전스를 축적해온 이력을 소개하며 AI 기반 탐지·분석·대응 능력이 기업의 보안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데릭 맨키 글로벌 위협 인텔리전스 부사장은 ‘AI 기반 위협 인텔리전스: 전략적 방어의 전환점’ 세션에서 최신 사이버 범죄 생태계를 분석했다. 데릭 부사장은 “현대의 사이버 범죄 조직은 평균 100명 이상의 역할 분담 구조를 갖춘 기업형 조직으로 진화했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스피어피싱, 딥페이크, 음성 사기 등을 자동화하는 툴들이 다크웹에서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24년 한 해 동안 초당 평균 3만6000건 정찰 스캔이 발생했으며 자격 증명 탈취 공격도 급증하고 있다. 이는 이메일 피싱, 가짜 로그인 페이지, 정보 탈취형 악성코드 등을 통해 로그인 정보를 확보한 뒤 합법 사용자처럼 침투하는 방식이다.
데릭 부사장은 “RedVine Stealer와 같은 악성코드가 전체 탈취 건의 약 70%를 차지하며 탈취된 계정 정보는 다크웹에서 150달러 이하로 거래되거나, 핵심 인프라 접근권한은 최대 15만 달러에 경매된다”고 밝혔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며 올해 4월에만 8억8100만 건의 악성 활동이 관측됐다. 대응을 위해선 계정 보안 강화와 다중 인증(MFA) 도입이 필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또한, 북한 라자루스 그룹이 한국 내에서 탐지된 APT 공격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설정 오류를 노린 공격과 이벤트 기반의 공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티넷은 이러한 보안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AI 프로텍트’, ‘AI 어시스트’, ‘에이젠틱 AI’ 등 AI 기반 보안 운영 체계를 소개했다. 머신러닝, 자동화, 위협 인식 알고리즘을 결합한 이 체계는 수많은 보안 로그와 위협을 자동 분석해 탐지 속도를 높이고 대응 시간을 단축시킨다. 포티가드랩(FortiGuard Labs)이 구축한 데이터 레이크를 중심으로 보안 운영센터(SOC) 전반에 걸쳐 통합 적용되고 있다.
조원균 지사장은 “이번 액셀러레이트는 AI가 촉발한 보안 지형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고,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자리”라고 밝혔다.
한편, 포티넷코리아는 서울 아이티고 네트워크 보안학과 학생들을 현장에 초청해 실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ESG 경영 실천을 위해 모든 전시 부스를 재활용 종이로 제작하는 등 친환경 운영에도 힘썼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