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산업에서 엣지 컴퓨팅은 핵심 기술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수적인 비전 AI에서는 기존 마이크로컨트롤러(MCU)로는 처리 속도와 전력 관리 면에서 한계가 뚜렷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하 ST)가 새롭게 선보인 STM32N6 MCU는 Arm Cortex-M55 기반의 프로세서와 ST가 자체 개발한 인공신경망(NPU)인 ‘ST Neural-ART’를 결합해 엣지 레벨에서도 뛰어난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객체 탐지, 얼굴 인식, 자동화 제어와 같은 실시간 애플리케이션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효율과 성능 모두 잡은 똑똑한 MCU
AI 기술이 고도로 발전함에 따라, 최근 산업 전반에서 엣지 컴퓨팅의 중요성이 급부상했다.
이는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고 데이터가 생성된 디바이스에서 즉시 처리하는 기술로, 응답 속도와 보안성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전통적 처리 방식보다 압도적 우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비전 AI와 같은 복잡한 모델의 실시간 처리를 엣지 디바이스에서 구현하는 데 있어 성능과 전력 소모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큰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이에 ST는 Cortex-M55 프로세서와 ST의 독자적인 Neural-ART NPU가 탑재된 신형 STM32N6 MCU를 출시하며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이 제품은 최대 800MHz 속도의 고성능 CPU와 600 GOPS의 강력한 연산력을 갖춘 NPU가 결합됐으며, 소형 임베디드 플랫폼에서도 YOLO와 같은 복잡한 인공신경망 모델을 효율적으로 가속화한다.
특히, 저전력 기반으로 설계된 STM32N6 MCU는 스마트 팩토리, 보안, 로봇 자동화 등 데이터 처리 속도와 효율성이 필수적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ST 문현수 과장은 “STM32N6 MCU가 산업 현장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기존 MCU 대비 압도적인 AI 처리 성능 때문이다. ST Neural-ART NPU는 Cortex-M55 프로세서와 결합돼 Arm 기반의 MCU로서 전례 없는 고속 AI 처리를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ST는 지난 3월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2025(AW 2025)’에 참가해 STM32N6를 활용한 두 가지 대표 데모를 선보이기도 했다. 첫 번째는 객체 탐지 모델인 YOLO를 활용한 사람 동선 추적 및 짐벌 제어 기능이다.
짐벌이 사람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따라가는 이 데모는 지능형 CCTV나 자율주행 로봇과 같은 분야에 즉시 적용 가능한 실용성을 입증했다. 두 번째는 저전력 상태에서 움직임 감지 시 자동으로 깨어나는 ‘Auto Wake Up’ 데모로, 이는 초저전력 모드와 고성능 AI 처리를 결합해 배터리 수명이 중요한 휴대형 IoT 제품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발 환경 지원으로 빠르게 스며들다
엣지 컴퓨팅 AI 시장이 급성장하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고성능 MCU 수요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영상 기반 머신비전 기술은 스마트 팩토리, 헬스케어, 보안 분야에서 필수 기술로 자리 잡았다.
STM32N6 MCU는 MIPI CSI-2 인터페이스 지원으로 고해상도 이미지 센서와 직접 연결이 가능하며, H.264 하드웨어 인코더를 내장해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과 같은 고부하 작업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MCU로는 구현이 어렵거나 별도의 전용 칩이 필요했던 고성능 비전 애플리케이션을 단일 칩에서 통합 지원해 비용과 크기, 전력 소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한편, STM32N6 MCU가 기존 경쟁 제품 대비 갖는 차별성은 ST만의 통합된 개발 환경과 생태계 지원에 있다. 문현수 과장은 “전통적인 MCU 기반의 AI 솔루션은 하드웨어 구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애플리케이션 개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으나, STM32N6 MCU는 이러한 문제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ST Edge AI Suite’를 함께 제공한다. 이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환경은 AI 모델의 설계부터 학습, 양자화, 최종 배포까지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양자화를 통해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소형 MCU에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하게 하며, 이를 통해 개발자는 짧은 시간 내에 최적화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다. 특히 ST Edge AI Suite는 별도의 전문 지식이 부족한 엔지니어도 쉽게 AI 모델을 최적화하고 엣지 디바이스에 적용하도록 돕는다. 기존 경쟁 제품이 하드웨어 성능 위주로 경쟁했다면, STM32N6는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과 동시에 생태계를 구축해 고객사의 빠른 제품 개발 및 시장 출시를 적극 지원하는 차별화를 꾀했다.
산업 현장에서도 STM32N6 MCU의 활용성이 주목받았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와 로봇 자동화 분야에서 높은 성능과 저전력 특성으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스마트 팩토리의 경우 고성능 컴퓨팅은 주로 클라우드 또는 별도의 고성능 장비에서 처리됐지만, STM32N6 MCU를 통해 로봇이나 장비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해 네트워크 부담과 지연을 최소화한다.
또한, 음성 인식과 제스처 인식 등 인간과 로봇 간의 인터랙션이 필요한 분야에서 STM32N6 MCU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해 반응성을 극대화한다. 대표적으로 제조 현장에서 품질 검사 과정에 활용되는 머신비전 시스템에 적용하면, 결함이나 불량품을 즉각적으로 탐지해 생산 효율성을 크게 높인다.
STM32N6 MCU의 출시와 함께 엣지 컴퓨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AI 기술이 클라우드 중심에서 엣지 디바이스 중심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향후 AI 시장은 실시간 처리 능력, 저전력 성능, 데이터 보안 등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문현수 과장은 “ STM32N6 MCU는 이러한 모든 요소를 충족하며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으로 AI 연산을 디바이스 자체에서 처리하는 경향이 가속화함에 따라, 보안성 강화와 운영 비용 절감이 중요한 산업 전반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ST가 제공하는 ST Edge AI Suite와 같은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TM32N6 MCU는 스마트홈, 헬스케어, 팩토리 자동화뿐 아니라 향후 자율주행차나 무인기와 같은 첨단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충분하다. 나아가 STM32N6 MCU와 같은 통합형 AI 솔루션은 AI 엣지 컴퓨팅 시장의 새 표준이자, 산업 전반에서의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