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스토리] 하이퍼루프와 길의 희망

2018.06.29 16:10:06

조상록 기자 mandt@hellot.net

[첨단 헬로티]


하이퍼루프. 시속 1200㎞.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 16분.

2012년 7월, 테슬라의 CEO(최고경영자) 엘론 머스크가 제안한 제5의 교통수단이다. 기존 초고속 열차에서는 크게 벗어난 개념이다. 1200km라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가를 떠나 “그게 과연 가능하냐”는 의문이 먼저 들 수밖에 없다.


 

하이퍼루프는 아진공(거의 진공에 가까운) 상태에서 공기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고 자기부상 방식으로 운행이 된다. 꿈의 속도가 구현될 수 있는 근거다. 엘론 머스크는 직경 2~3m가량의 튜브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아진공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하이퍼루프 가상도


하이퍼루프 개발 사업은 미국의 버진하이퍼루프원, HTT(Hyperloop Transpotation Technologies) 등이 대표적이며 유럽, 한국 등의 국가에서도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퍼루프원은 2016년 5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북부 사막에서 하이퍼루프 시범 주행에 성공했다.


올해 4월, 비봅 그레스타 HTT 회장은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와 두바이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를 연결하는 하이퍼루프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HTT는 실제 아부다비의 부동산 회사 알다르와 하이퍼루프 건설 계약을 맺었다.


엘론 머스크의 터널 굴착회사 보어링컴퍼니는 지난 2월 워싱턴DC에서 볼티모어, 필라델피아를 거쳐 뉴욕까지 연결하는 하이퍼루프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한국도 지난해부터 한국형 하이퍼루프인 ‘하이퍼튜브익스프레스(HTX)’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한국기계연구원, 한양대 등 6개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또 HTT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진공 튜브, 자기부상, 배터리 기술 등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특히 최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은 하이퍼루프의 핵심 장치인 1/1000 기압 튜브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개발된 하이퍼루프 아진공 튜브는 아진공 상태의 기밀튜브 안을  초고속으로 주행하는 캡슐차량의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튜브 내부를 1/1000기압 이하로 낮추고 기밀을 유지하는 구조물이다.

   

기밀튜브는 총길이 10m, 내경 2,640㎜, 두께 23㎜의 압력용강재(ASTM A516 Grade 70)로 만들어졌으며 이음부 시험을 위해 길이 6m와 4m인 두 개의 챔버로 연결돼 있다.



철도연 나희승 원장은 이번 기압 튜브 개발을 기념하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현재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하이퍼루프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하이퍼루프 기술을 활용하여 국내 뿐 아니라 남북 및 유라시아 대륙을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미래 교통 혁명을 이끌어가겠다”


나희승 원장의 말은 다소 먼 다짐이고, 하이퍼루프는 아직 현실보다는 상상에 더 가까운 기술이다. 하지만 한국에게 하이퍼루프는 멀었던 무언가를 가깝게 해주는, 기술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난 4월 27일, 한국과 북한은 11년 만에 다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판문점 한 가운데에서 한국에서 북한으로, 북한에서 한국으로 한 발자국씩 내딛었다. 두 정상은 스포츠 교류, 이산가족 상봉, 경제 협력 등 함께 하는 기회를 많이 가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통해 백두산을 가보고 싶다는 말에 김정은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우리 쪽 교통이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합의가 잘 되면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고속열차가 개통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한 마디에는 발전의 의지, 연결의 가능성이 담겨 있었다.

 

현재 북한의 철도 노선은 크게 세 가지다. 동부 노선, 동서 노선, 서부 노선인데 이 노선들 모두 러시아(시베리아 횡단철도), 중국(중국횡단철도, 만주횡단철도)과 연결된다. 아직 상상에 맡겨야 할 부분이 크지만 남과 북의 철도가 연결되면 한국에서 러시아를 거쳐, 중국을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지금 북한은 한국과의 정상회담 후에 분단 이래 처음으로 미국과 정상회담을 열며 개방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은 2026년에 하이퍼루프 운행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 때가 되면 길의 연결이 일사천리로 이뤄지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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