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류송전 및 신재생에너지 수송의 걸림돌 해결 기대
고압직류송전(HVDC) 전력망 발전에 혁신적 진전이 될 고속 직류차단기(DC Circuit-Breaker)가 개발됐다. 다가올 직류 시대를 맞아 신재생에너지 수송의 최대 걸림돌을 해결해 신뢰성 높은 전력 공급을 조기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기기연구센터 이우영 책임연구원팀은 최근 배전급 전압의 직류차단기(정격전압 33kV, 정격전류 1kA, 차단전류 8kA, 차단시간 <2ms)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다음 단계로 송전급 전압의 직류차단기(전격전압 80kV 정격전류 2kA 차단전류 8kA, 차단시간 <2ms)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KERI는 현재 HVDC 분야를 중점 개발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유망 전략기술을 선정해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톱다운(Top-down) 연구사업 중 하나가 바로 이우영 책임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HVDC용 직류 차단기 개발’ 과제다.
HVDC(직류송전 ; High Voltage Direct Current)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교류(AC; Alternating Current)가 아닌 고압의 직류(DC ; Direct Current)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교류와 다르게 전력 제어가 가능하고, 장거리 송전의 경우 손실이 적다.
서로 다른 전력망을 연계할 수 있어 국가간 계통연계에 활용하거나, 반대로 전력망을 분할해 고장이 파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차세대 전력전송 개념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교류송전망을 대체, 보완하는 기능 외에 대규모 신재생발전단지를 조성해 계통에 연계하는 데도 HVDC 기술을 적용한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전력망은 교류(AC)가 주축을 이루고 일부에서 직류(DC) 망이 이용되고 있다. 향후 차세대 전력망은 교류와 직류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직류 전력망을 구성하는 데 가장 큰 기술적 장애 중 하나가 바로 직류차단기다. 지난 2012년 ABB가 최초로 직류차단기 기술을 제시하여 100여 년간의 전기계의 숙원을 해결한 것으로 높이 평가된 바 있으나, 아직 상용화되지 못해 선진 중전기기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DC 차단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KERI 연구팀이 개발에 성공한 직류차단기는 기존에 공개된 직류차단기에 비해 한층 개선된 형태다. 우선 고장 전류 발생 시 눈 깜빡임보다 수십 배 빠른 1,000분의 2초 이내에 발전소 전력 조류을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주 통전로를 기계식 스위치만으로 구성해 정상 운전할 때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우회선로를 커패시터로 구성하는 방식을 채택해 전력반도체 스위치를 사용한 ABB 방식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다. 이로 인한 차단기의 신뢰도 향상과 더불어 비용절감이라는 큰 경쟁력을 갖는다.
KERI 연구진이 직류송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수송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직류차단기의 문제를 해결하게 됨으로써 직류계통으로 연계가 용이한 신재생 에너지의 활용성을 한층 제고할 수 있게 됐다. 개발된 직류차단기는 향후 추가 개발을 통해 그리드화된 직류 송전계통의 실현에 필수적 전력기기로 활용돼 차세대 전력망으로 기대되는 하이브리드 전력망의 구현을 앞당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KERI 이우영 책임연구원팀이 개발한 고속 직류차단기 (DC Circuit Breakers)
김혜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