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원, AI 데이터센터 ‘주민 거부권’ 추진…주택·학교 2500피트 내 건설 차단

2026.08.07 15:37:27

이동재 기자 eled@hellot.net

전기요금 인상·물 사용 부담 막는 ‘데이터센터 권리장전’…주정부 건설 중단 권한도 보장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과 물·에너지 사용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지역사회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직접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연방 결의안이 추진된다. 주택과 학교, 병원 등에서 2500피트(약 762m) 이내에는 데이터센터를 짓지 못하도록 하고 주민들의 공공요금 부담 증가도 막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민주당 소속 로 칸나(Ro Khanna) 하원의원이 CNBC에 공개한 ‘데이터센터 권리장전(Data Center Bill of Rights)’ 결의안에 따르면 지역사회에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투명한 절차를 통해 거부할 권리가 부여된다. 결의안은 미 하원의 정책적 입장을 제시하는 형태로, 데이터센터 입지와 운영에 대한 지역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결의안은 데이터센터가 주거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제한하고 주택과 학교, 보육시설, 병원, 요양시설에서 2500피트 이내에 건설되는 것을 지역사회가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농지와 주거지역 등에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배제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취지다.

 

 

전력과 수도 사용에 따른 주민 부담을 막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역사회는 데이터센터 건설로 기존 주민의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도록 요구할 수 있으며 데이터센터가 지역의 물 공급을 고갈시키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에 대해서는 청정하면서도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관련 오염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는 원칙도 제시됐다. AI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대규모 컴퓨팅 시설이 전력망과 발전설비에 추가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관련 비용과 환경 부담이 일반 주민에게 전가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의안은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데이터센터 규제 권한도 보호하도록 했다. 주정부가 주민 보호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주정부가 지방정부의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를 무력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AI 투자 확대와 함께 데이터센터 건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와 수도 사용, 소음, 토지 이용 등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사우스다코타주(South Dakota)는 올해 데이터센터가 전력 공급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관련 비용이 일반 가정에 전가되는 것을 제한하는 별도의 ‘데이터센터 권리장전’을 법제화했다.

 

뉴욕주(New York)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거나 환경·전력 영향을 추가로 검토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등 데이터센터 규제는 미국 내 주요 정치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는 기술업계의 요구와 전기요금·환경 부담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충돌하는 모습이다.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를 지역구로 둔 칸나 의원은 최근 펜실베이니아주(Pennsylvania)를 방문한 뒤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민 반대가 가장 큰 의견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기업들이 지역사회 동의 없이 시설을 밀어붙이는 방식으로는 AI 산업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칸나 의원은 “지역사회에는 데이터센터에 ‘아니오’라고 말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며, “기술기업들은 이 문제에서 미국 국민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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