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기자의 헬로로지스틱스] "창고가 아닌 생활물류의 일부"…다락 셀프스토리지 현장을 가다

2026.07.26 12:25:53

김재황 기자 eltred@hellot.net

다락 서울숲2호점·뚝섬역점 두 곳 현장 직접 찾아
완전 무인화 시스템, 투어부터 해지까지 앱 하나로 끝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지하와 뚝섬역 인근 골목.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이 두 공간은 최근 몇 년 새 한국 부동산 시장이 겪은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집값은 오르고 전월세 물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함에도 1인가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대란’ 앞에서 우리는 넘쳐나는 짐을 어디에 둬야 할까? 그 답을 찾아 도심 곳곳에 들어선 것이 셀프스토리지, 이른바 '미니창고'다. 국내 셀프스토리지 브랜드 '다락'의 서울숲2호점과 뚝섬역점을 직접 찾아 현장의 온도를 확인했다.


 

고급 아파트 지하에 들어선 창고, ‘고급화’로 승부하는 서울숲2호점
 

서울숲2호점은 고급 주상복합 갤러리아포레 지하, 복합문화공간 '더 서울라이티움'과 같은 건물에 자리해 있다. 지하철 서울숲역과 뚝섬역 양쪽에서 모두 도보로 이동 가능한 위치로, 인근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 이용객이 함께 찾는 지점이라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창고라는 인상과는 거리가 먼 세련된 인테리어였으며 복도 역시 밝고 정돈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지점은 슬림 28개, 큐브 30개, 스몰 63개, 미디엄 36개, 라지 17개 등 총 174개 유닛, 142평 규모로 구성돼 있는데, 스몰과 미디엄 비중이 특히 높은 편이었다. 비교적 초기에 문을 연 지점임에도 오랜 기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모델링을 통한 고급화 전략이 실제 이용자 만족도로 이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24시간 운영되는 매장 특성상 늦은 밤에도 출입이 가능했지만, 건물 보안 정책에 따라 야간 시간대에는 별도 출입 동선이 안내되는 등 공동주택과 상업시설이 공존하는 공간 특유의 세심한 운영 방식도 눈에 띄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용 전 과정이 앱 하나로 끝난다는 점이었다. 방문 전 앱으로 지점 투어를 예약하고, 현장에서는 QR이나 비밀번호로 출입한 뒤 계약과 결제, 이후 해지까지 전부 비대면으로 처리된다. 직원과 마주치는 순간이 거의 없는데도 이용에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 구조였다. 인공지능이 이용 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지점과 유닛 크기를 추천해 주는 기능도 실제로 작동하고 있었는데, 창고를 처음 이용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자신에게 맞는 공간을 고를 수 있었다.

 

 

실제로 투어 예약부터 유닛 배정, 출입 기록까지 전 과정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이어지다 보니, 별도의 상담이나 대면 안내 없이도 이용 절차 전반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이 체감상 가장 큰 차별점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미니창고 다락을 운영하는 세컨신드롬은 셀프스토리지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AIoT를 비롯해 완전 무인 자동화 기술과 관련해 7개의 특허를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내부에 자체 서비스 개발 인력도 포함돼 있다.


침수로 버려진 반지하, 창고로 다시 태어나다
 

뚝섬역점은 조금 다른 의미로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본래 침수 피해를 입고 방치돼 있던 LH 서울 반지하 매입임대주택이었다. 몇 해 전 집중호우로 물이 차오르면서 사람이 살기 어려워진 이 공간은 한동안 비어 있는 채로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곰팡이와 습기로 얼룩졌던 곳이, 지금은 슬림 12개, 큐브 18개, 스몰 20개, 미디엄 10개 등 총 60개 유닛을 갖춘 매장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있었다.

 

 

라지 유닛이 없는 대신 소형 유닛 비중이 높은 구성은, 인근 주거지 특성상 소형가구 이용자가 많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였다. 실내는 서울숲2호점과 마찬가지로 온·습도 자동 제어 시스템이 적용돼 있었고, 과거 침수 피해 이력이 있는 공간인 만큼 유닛 하단에는 누수 단차와 방수 처리가 눈에 띄게 보강돼 있었다. 버려진 반지하 공간이 지역 주민들이 찾는 편의시설로 바뀐 사례는, 셀프스토리지가 단순한 창고업을 넘어 도시재생의 한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이 매장은 개점 이후 인근 주민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며 점유율이 95% 이상을 차지해 빈 유닛(창고)이 5개도 채 안 될 정도로 지역 내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장의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2016년 강남구에서 1호점으로 출발한 다락은 2022년 50호점, 2024년 100호점을 넘어 2026년 4월 기준 220호점까지 늘었고, 누적 회원 수는 업계 최초로 10만 명을 돌파해 11만 5천 명에 이른다. 재구매율은 92%에 달한다. 7월 현재는 지점수 230개를 넘어 240개를 눈 앞에 두고 있으며, 전국에 공급하고 있는 유닛(창고)수가 17,000개를 훌쩍 넘었다. 이 성장의 배경에는 국내 1인가구 비중이 전체의 35~40%에 달할 만큼 늘어난 가구 분화, 전세의 소멸과 월세 전환, 그리고 좀처럼 꺾이지 않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공단은 셀프스토리지를 부동산의 '뉴 이코노미'로 분류한 바 있는데, 현장에서 만난 매장들의 모습은 이 산업이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한 다운사이징과 주거 이동, 유품 보관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셀프스토리지를 찾는 이용자층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다락, 창고를 넘어 도시 생활물류 인프라로 진화
 

다락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지점 단위 창업을 넘어 건물 전체를 셀프스토리지로 전환하는 방식은 국내에서 유일한 사례이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 그리고 GS건설과의 협업을 통해 유휴공간을 지역 편의시설로 바꾸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중순 SH와 ‘SH:ARE(쉐어)’라는 브랜드 명칭으로 서울에 10개 지점을 순차적으로 열고 있으며 도시 내 유휴공간을 새롭게 재탄생 시키고 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폐쇄됐던 성남버스터미널이 누적 방문객 6천 명을 넘어선 매장으로 재탄생한 사례나, GS건설과 손잡고 자이(Xi) 아파트 단지 내 프리미엄 다락 케어 서비스를 도입한 사례 등은 다락이 단순한 창고 임대업을 넘어 부동산·건설 업계와의 협업 모델을 확장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다락의 두 매장을 둘러보는 동안 셀프스토리지가 더 이상 단순한 '창고'가 아니라 도시의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앞으로 다락이 얼마나 더 많은 유휴공간을 지역의 자산으로 되살려낼 수 있을지, 그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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