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 예술·인문·외국어 전공 줄인다…AI 시대 맞춰 1만 2000개 과정 폐지

2026.06.15 11:23:39

이동재 기자 eled@hellot.net

체화 지능 등 미래 산업 전공 신설…청년 실업 대응 나서

 

중국 대학들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학과 개편에 나섰다. 예술, 인문학, 외국어, 경영 등 기존 전공을 줄이는 대신 AI와 로봇 등 미래 산업 분야 전공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신화통신이 인용한 중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 고등교육기관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만 2200개의 학부 학위 과정을 폐지하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같은 기간 1만 200개의 신규 과정을 도입하면서 전국 대학 프로그램의 30% 이상이 조정을 거쳤다.

 

이번 개편은 중국의 국가 산업 전략과 대졸자 취업난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은 첨단 제조, 인공지능, 로봇 등 이른바 ‘미래 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으며, 대학 교육도 이에 맞춰 재편하고 있다.

 

 

폐지되거나 중단된 과정은 예술, 인문학, 외국어, 경영 등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이들 분야가 일부 대학에서 과잉 공급됐거나 취업 연계성이 약한 전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청년 실업률이 16%를 넘어선 상황에서 대학 전공 구조를 노동시장 수요에 맞추려는 압박이 커진 것이다.

 

반면 새로 개설되는 과정은 정부의 산업 육성 방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대표적으로 9개 대학은 ‘체화 지능’ 전공을 신설했다. 체화 지능은 AI가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장비 등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해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기술 분야다.

 

중국은 체화 지능을 차세대 AI를 실물 경제에 접목하기 위한 핵심 분야로 보고 있다. 앞서 상하이교통대, 저장대 등 주요 대학도 로봇 산업 인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체화 지능 관련 학부 과정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대학의 이번 개편은 단순한 학과 통폐합을 넘어 고등교육을 산업정책의 하부 구조로 재정렬하는 성격이 강하다. 졸업생 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가운데, 많은 학생이 전공과 취업 간 괴리를 체감하면서 대학 교육의 실용성과 산업 적합성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 정부도 AI와 전략 산업 중심의 인재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이징대, 런민대, 상하이교통대 등 중국 주요 대학은 AI, 정보과학, 공학, 집적회로, 바이오의학, 신에너지 등 국가 전략 분야에서 학부 정원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전공 개편만으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AI와 첨단 제조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산업 수요와 교육 과정 간 미스매치가 해소되려면 교원 역량, 실습 인프라, 기업 연계 교육, 지역별 산업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학 구조조정은 AI 시대 고등교육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대학이 더 이상 전통 학문 분류만으로 운영되기 어려워졌고, 국가 산업 전략과 노동시장 변화에 맞춰 전공 체계를 빠르게 바꾸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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