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창원국제용접 및 절단자동화전(WELDING KOREA 2026 + AUTOMATION)’은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차세대 용접(Welding) 기법을 제시했다. 경상남도·창원특례시가 주최한 올해 행사는 국내외 85개사가 380개 부스를 꾸린 규모로 전개돼 이 같은 모습을 구현했다. 특히 지난 1989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시장 코엑스에서 출발해, 2009년 창원으로 옮겨온 용접 콘셉트가 지역 내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요와 뜻을 함께한 모습을 연출했다.
현장에는 용접 자동화, 절단·가공 기기, 용접기, 용접 부품, 검사·시험 장비, 용접 재료가 기본 골격으로 배치됐다. 다만 올해 전시장에서는 단일 장비 자체보다, 용접 장비·설비·기기 등을 연동한 자동화 구성이 주목받았다.
이 가운데 용접 현장에서의 로봇 활약상이 예견되는 모습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기자 예상보다 더 많은 비율이었다. 올해 전시의 주요 장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 로봇 팔(Robot Arm)은 토치를 잡고 용접선을 반복하거나, 용접 품질 검출·검사 등 공정에 주로 등장했다.
이동형 플랫폼은 작업 위치 접근, 로봇 팔과의 융합, 용접 관련 대상물 이송 등 작업 단위(Cell)를 구성했다. 주변에는 용접 전원, 와이어 공급 장치, 포지셔너, 비전, 센서, 검사 소프트웨어 등이 접목됐다. 이처럼 로봇은 각종 용접 공정에 중심 축을 맡는 모습이었다. 숙련공 부족, 고열·용접매연(Fume) 작업 환경, 근골격계 부상, 조선·자동차·플랜트 현장 품질 균일화 요구 등이 현장 내 로봇 도입을 부추기는 요소로 분석된다.
< 로보티코 > "용접 각도가 복잡하다고?" 숙련공 세팅값 구현하는 로봇 기반 배관 용접 자동화
국내 배관 용접 자동화 기술 업체 로보티코 부스에서는 배관 ‘가스 텅스텐 아크 용접(TIG)’ 자동화의 현실적인 절충점을 제안했다. 핵심 장비는 배관 전용 자동 용접기 ‘이지-티그(EZ-TIG)’에 협동 로봇(코봇)을 결합한 ‘이지-티그봇(EZ-TIGBOT)’이다. 배관을 회전시키는 회전식 작업물 고정 장치(Turn-table Jig)가 원통형 대상물을 돌리면, 코봇이 TIG 토치를 잡은 채 접합부의 궤적·각도를 추적하며 용접점을 맞추는 구조다.
주요 작업 대상은 맞대기 접합(Butt welding), 절곡 배관 엘보(Elbow), 배관 연결 플랜지(Flange) 등 조선·플랜트 현장 설치 전 공장에서 반복 제작되는 배관 부품들이다. 사측은 이 장비를 통해 방사선 비파괴 검사(RT) 합격과 균일한 뒷면 용접살인 ‘백비드(Back bead)’ 형성 등을 자사 기술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 로보티크 TIG 특화 용접 자동화 시스템.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현장 설명에 나선 옥은택 로보티코 대표이사는 “배관 용접은 작업자의 컨디션이나 손감각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회전 속도, 토치 위치, 전류 조건, 용접 횟수인 패스(Pass) 수 등을 정량 데이터로 고정해 품질 편차를 잡는 것이 자사 전략”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관 간격과 위치 같은 정밀 세팅은 숙련공에게 맡기고, 초기 조건이 안정화되면 이후에는 버튼 조작만으로 복잡한 용접 각도와 토치 접근 위치를 로봇이 그대로 재현해 반복 작업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제어 솔루션도 강조했다. ▲토치·모재 사이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압 추적 제어(AVC) ▲용접선을 따라 토치를 미세하게 좌우로 흔들어주는 위빙(Weaving) 장치 등이 로봇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보조하는 메커니즘이다.
아울러 용접 전자 패널과 로봇 제어부가 한 시스템 안에서 구동할 때 발생하는 고주파 간섭(RFI)을 최소화한 설계로 전기적 안정성까지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 에스피시스템스 > 조선소 구조물이 못 움직이면 로봇이 직접 찾아간다
에스피시스템스도 부스를 마련하고 용접 영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제조 자동화 로봇 시스템 기술을 산업에 전파하는 중이다. 전시장에서는 고정식 로봇 셀이 아닌 이동형 로봇 자동화, 즉 자율주행로봇(AMR) 기반 구성을 시각화했다.
현장에는 AMR 위에 로봇 팔과 비전·센서가 결합된 장비 이른바 자율이동조작로봇(AMMR)이 배치됐다. 고정식 로봇 셀 안으로 대상물을 옮기는 방식이 아니라, 로봇이 작업 위치로 이동해 공정을 수행하는 모습을 강조했다.
전시 콘셉트는 거대한 구조물 이동이 제한적인 조선소 환경을 겨냥했다. 현장 시연은 선박 용접 AMMR이 작업 준비, 위치 확인, 용접 실행으로 넘어가는 일련의 흐름을 세 가지 핵심 장면으로 보여줬다.
첫 동작은 공정에 맞춰 로봇 팔 끝단의 엔드이펙터(End-effector)를 바꾸는 툴 체인지(Tool Change)다. 이어 비전 시스템으로 용접점을 식별한 뒤, 최종적으로 토치를 들고 정해진 용접 위치를 매끄럽게 추적하는 모사 동작으로 이어졌다. 선박 구조물(Block)은 크고 무거워 고정식 로봇 펜스 내부로 밀어 넣기가 불가능한 만큼, 로봇이 연결 고리(Lug) 하부의 협소한 작업 공간으로 직접 이동해 공정을 수행하는 유연성이 핵심이다.

▲ 용접점 품질 최적화 작업을 수행하는 AMMR 솔루션.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사측이 내세운 기법은 거친 야외 작업장 환경을 극복하는 ‘현장 오차 보정’ 능력이다. 조선소 블록 작업은 평평한 바닥이나 정렬된 지그 위에서만 이뤄지지 않기에, 이동 플랫폼이 미세하게 기울거나 실제 작업 위치가 틀어지는 변수가 상존한다.
회사는 3차원(3D) 비전으로 시작점과 끝점 좌표를 먼저 포착한 뒤, 레이저 프로파일 센서로 주행 로봇의 기울어짐과 정렬 오차를 실시간 보정하는 이중 구조를 적용했다. 중앙 관제에서 데이터가 내려오더라도, 3D 비전과 레이저 프로파일러를 통해 현장에서 실제 형상과 좌표를 다시 맞추며 품질 균일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정승준 에스피시스템스 연구원은 “로봇 본체나 구동 부품은 상용품을 활용하지만, 현장의 가변적인 요구 사양에 맞춰 AMR 플랫폼, 상부 로봇, 센서 제어 시스템을 하나로 융합하는 시스템통합(SI)이 핵심”이라며 “정해진 모델을 그대로 파는 방식이 아니라, 현장 맞춤형 변화가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 국제웰즈 > 글로벌 규제 트렌드 ‘정조준’...번지는 친환경 용접 인프라
용접 장비 솔루션 업체 국제웰즈도 출격했다. 이들은 용접 품질보다 작업 환경에 초점이 맞춰진 방향성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코봇 끝단에는 굵은 흡입 라인이 접목됐다. 테이블 위 대상물 주변에는 연무가 피어올랐고, 토치 주변 흡입부가 발생 지점 가까이에서 이를 빨아들이는 구조를 보였다. 로봇은 구동 시연보다 장착 구조와 흄 회수 위치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쓰였다.
독일 소재 용접 토치 및 주변 장치 제조사 ‘아비코 빈젤(ABICOR BINZEL)’의 용접매연 흡입 토치가 로봇 엔드이펙터 결합된 형태로 소개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용접매연이 작업장 안으로 퍼지면, 관련 장비로 이를 회수하는 기존 방식을 개선한 모습이다. 이 장비는 토치 노즐 부근에서 흄을 바로 끌어들이는 구조다. 발생 지점과 흡입 지점 사이의 거리를 줄인 접근이다.
관계자는 “기존에는 흄이 비산한 뒤 덕트·후드로 빨아들이는 방식이 많았다”고 기존 현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이 장비는 용접 흄이 발생하는 지점에서 바로 흡입해 여과한 뒤 깨끗한 공기만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흄 흡입 토치는 수동 용접과 로봇 용접 모두에 적용된다. 다만 실내에서 이뤄지는 로봇 용접 셀이 늘고, 밀폐·반밀폐 작업 공간에서 흄 관리 요구가 커지는 흐름을 반영한 배치를 강조했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토치를 잡더라도 흄은 셀 내부에 남는다.
현장 시연은 실제 용접 불꽃 대신 이해를 돕기 위한 연무를 사용했다. 로봇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토치 주변 흡입 구조는 분명했다. 흄이 토치 근처에서 회수되고, 후단 필터 장치가 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관계자는 “단시간 용접만 해도 작업 후 필터 청소 과정에서 찌꺼기가 쌓이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눈에 잘 보이지 않아도 공기 중으로 퍼진 흄을 작업자가 흡입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현시점 수요는 대기업 현장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관계자는 장비 가격 부담이 있어 중소 현장 확산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건설기계·중공업 등 현장에서는 이미 적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규제도 시장 수요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관계자는 “호주 등 일부 국가는 흄 제거 관련 규제가 이미 있고 사용량도 많다”며 “국내도 안전 기준처럼 관련 규제가 점차 생기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수요가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상림엠에스피 > 로봇 암과 회전축의 싱크로, 거대 중장비 곡면을 정복하다
대형 산업용 용접 로봇도 올해 전시장에서 시선을 이끌었다. 상림엠에스피 부스에는 오스트리아의 산업용 로봇 기반 용접 기술 업체 'igm'의 로봇이 배치됐다. 로봇은 붉은색 수직축에 결합된 다관절 구조를 채택한 모습이다. 끝단에는 용접 토치와 케이블 라인이 연결됐다. 이때 대상물은 평판이 아니라 각도가 잡힌 금속 구조물을 활용해 주목받았다. 로봇은 토치를 대상물 위로 접근시키고, 지그는 작업 자세를 바꾸며 용접 위치를 맞췄다.
시연의 초점은 로봇 팔 단독 동작보다 로봇, 토치, 외부 회전축, 작업대가 하나의 셀로 움직이는 형태를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로봇은 타공된 금속 부품 주변에서 토치로 작업했고, 대상물은 기울어진 상태로 고정됐다. 천지태 매니저는 “일반 평면 용접보다 자세 제어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대형 구조물 용접에서 로봇 궤적만큼 포지셔너·회전축 제어가 핵심인 점을 드러내는 데모”라고 공개했다.
전시 장비는 모듈형 로봇 시스템을 기반으로 했다. 현장에서 시연을 보인 ‘RTE’ 시리즈는 여러 축 조합과 가동 범위를 선택하도록 설계됐다. 축 수, 베이스, 외부축을 작업물 크기와 용접 범위에 맞춰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외부축 연동이다. 대형 용접물은 로봇이 모든 면을 한 자세로 접근하기 어렵다. 작업물을 회전시키거나 기울여야 토치 각도와 용접 자세를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회사가 제시한 기법은 로봇 암, 회전 테이블, 포지셔너를 한데 제어해 용접 자세를 만드는 방식이다. 작업 대상물을 어떤 각도로 세우고 돌릴 수 있는지가 품질을 좌우하는 조건이 된다는 메시지다.
이 방식은 조선·플랜트·중장비 등 분야의 작업물이 크고 형상이 일정하지 않은 현장과 맞닿는다. 작업자가 큰 구조물 주변을 옮겨 다니며 자세를 바꾸는 방식은 안전과 품질 편차를 동시에 야기하기 때문이다.
< 신우웰텍 > 이동형 플랫폼과 코봇의 융합이 낸 해답
신우웰텍은 거대한 차량에 로봇 팔을 탑재해 용접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이 중심에는 현장 내 고정 울타리(Fence)를 걷어낸 자유 이동형 용접 로봇 ‘엑스엠 해리어(XM HARRIER)’가 놓였다. 고정된 로봇 셀 안으로 거대한 대상물을 힘겹게 들고 오는 기존 접근이 아닌, 로봇이 자체 바퀴가 달린 이동 플랫폼을 타고 대형 구조물이나 현장 작업 위치로 직접 찾아가는 역발상 구조다.
현장 시연 역시 이동 플랫폼이 샘플 용접판 가까이 자율 주행해 자리를 잡은 뒤, 로봇 암이 토치를 내려 일정한 각도로 용접선을 정밀 추적하는 전형적인 ‘움직이는 용접 셀’의 흐름을 연상케 했다.
사측 관계자에 의하면, 엑스엠 해리어는 중공업 현장의 요구 사양을 하드웨어 사양으로 돌파한다. 차체형 이동 플랫폼 위에 일본 로보틱스 업체 화낙(FANUC)의 산업용 로봇이 접목된 모습이다. 여기에 전용 제어기, 대용량 용접기 등 단일 시스템을 통합한 점이 특징이다. 장비의 순중량만 1780kg에 달하는 체급이지만, 수평 용접 너비 3850mm, 수직 용접 높이 3725mm의 작업 반경을 갖췄다.
특히 고하중 주행을 위해 48볼트(V)·70암페어시(Ah) 규격의 수냉식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장 주행 속도는 10km/h, 최소 회전 반지름은 4800mm로 맞췄다.
< 월드웰 > 파이프 재질따라 맞바꾸는 멀티 헤드 가변성

▲ 월드웰은 정형화된 움직임의 용접 솔루션을 고도화했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국내 용접기 제조사 월드웰은 파이프·원형 구조물 용접 공정을 정조준한 ‘커스텀 모듈형 로봇 셀’을 들고 나왔다. 산업용 로봇, 두꺼운 원형 척(Chuck), 턴테이블 장비 ‘WWT-300’를 연동하는 기술이다.
김영훈 월드웰 부장은 “직선 용접과 달리 파이프나 원형 부품은 회전축에 물려 돌아가는 속도와 로봇 토치의 정밀한 접근 각도가 일치해야 불량 발생이 적다”며 “자사는 로봇 궤적 제어와 작업물 회전 장치를 단일 작업 단위로 통합해 자동화를 구현했다”고 알렸다.
관전 포인트는 단일 용접 방식에 종속되지 않는 ‘용접 헤드 가변성’이다. 현장 시연 장비에는 고속 정밀 작업이 가능한 레이저 용접 헤드가 탑재됐지만, 생산 현장의 필요에 따라 이산화탄소(CO₂) 용접이나 (TIG 용접 토치로 언제든 맞바꿔 장착 가능한 모듈러 구조를 채택했다는 언급이다.
로봇 팔, 제어기, 레이저 발진기, 회전 턴테이블 등 구성 요소를 각각 파편화해 접목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접근이다. 파이프 재질·구경, 작업 방향 등에 맞춰 최적의 솔루션을 조합해 내는 패키지 형태다.
김 부장은 “현장 특성이나 원가 구조에 맞춰 툴을 변경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화 요소”라며 “파이프 형상과 가동 조건에 맞춘 토털 용접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 케이티웰 > 틈새 공정 겨냥한 용접 특허 기술
로봇 팔이 주요 기술로 눈길을 붙잡는 전시장에서 소형·경량화 용접 자동화 장비가 참관객의 발길을 집중시켰다. 용접 현장에서 요구하는 '작고 반복적인 작업'을 노린 전용 장비다. 동그란 배관 위에 소켓을 얹어두면, 기계가 용접 토치의 높이·회전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둘레를 따라 돌며 용접하는 메커니즘이다.
관계자는 “소켓 용접은 한 구간의 용접선 길이가 길지 않지만, 조선·플랜트 현장 특성상 동일한 형태의 접합부를 수십, 수백 번 무한 반복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덧붙여 “작업자의 손목 감각과 컨디션에 따라 품질이 널뛰던 소켓 둘레 용접을 기계적인 고정 자세와 일정한 반복 동작으로 치환해 냈다”며 자사 기술을 소개했다.
용접 품질 편차를 유발하는 핵심 변수는 토치 접근각, 용접 대상물과의 거리, 회전 속도, 쇳물이 녹아내리는 용융부 유지력 등이다. 회사는 이에 대응하는 방향성을 기계적 정밀 제어로 설계했다.
이 장비는 범용 용접 로봇 대신 소켓 접합이라는 특정 타깃 공정을 ‘전용 장비화’해 저비용·고효율의 품질 반복성을 확보하는 노선을 택했다. 현장 관계자는 “모든 용접 자동화가 고비용이 드는 대형 로봇 셀로 구축될 필요는 없다”며 “현장에서 실제 작업자가 자주 마주하고 피로감을 느끼는 다반복 접합부를 전용 장비로 대체하는 방식이 오히려 자동화 효과를 도출한다”고 전했다.
< 파워웰 > 영혼 없는 단순 궤적 기동의 빈틈 채우는 지능형 센서 아키텍처가 온다
로봇·플라즈마(Plasma) 기술을 융합한 용접 아키텍처도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로봇 기반 용접 주변기기 제조사 파워웰은 로봇 본체보다 토치 끝단에 집중한다. 산업용 로봇 엔드이펙터에 플라즈마 토치, 카메라, 가스 차단 장치를 단 독특한 구조를 내세웠다.
둥근 배관 위로 강렬한 아크(Arc) 불꽃이 튀는 동안, 토치 주변을 감싼 가림막은 아르곤 가스(Argon Gas)를 뿜어냈다. 용접 부위가 달아오른 상태에서 공기와 만나 녹이 슬거나 부식되는 산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 용접 과정에서 녹이 스는 현상을 최소화하는 파워웰 기술이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 기술의 핵심은 플라즈마 용접의 시야 확보와 산화 방지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로봇이 돌아갈 때는 작업자가 불꽃을 가까이서 직접 보기 힘들다. 해당 제품은 토치에 달린 카메라가 쇳물이 녹아내리는 용융 풀(Pool)과 용접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화면에 띄워 이를 지원한다.
동시에 토치 바로 뒤에 붙은 가스 장치, 즉 트레일링 가스(Trailing Gas)가 용접 직후 뜨거워진 금속 표면을 아르곤 가스로 덮어주며 불량을 막는다.
현장 관계자는 “공정이 자동화될수록 작업자가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생기기 때문에, 카메라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은 필수”라며 “용접 직후 금속이 식기 전에 공기와 접촉하면 곧바로 녹·부식으로 이어지는 만큼, 가스 보호막으로 끝까지 감싸주는 구조가 핵심 품질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솔루션은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용접선 추적 센서(Tracking Sensor)를 접목한 로봇 시스템이다. 굴곡진 금속판 위로 붉은색 레이저 선이 지나가자, 센서가 접합 부위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읽어낸다. 작업자가 금속판을 움직여 비틀어도 센서가 높낮이·선의 변화를 인식해 작업을 이어간다. 둥글거나 휘어 있는 배관, 대형 탱크 구조물 등에서도 로봇이 길을 잃지 않고 정확히 용접봉을 대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관계자는 “트래킹 센서가 실제 용접선의 X·Y·Z 좌표와 높이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로봇에 전달한다”고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봇은 이 좌표를 받아 용접선을 정확히 따라가기 때문에 불량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모니텍 > 불량 골라내고 다운타임까지 줄인다고?
모니텍은 국내 용접 검사 솔루션 기술 업체다. 이들의 핵심 기술 체계는 용접 로봇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데이터’와 ‘품질’이다. 로봇이 용접 토치로 다양한 궤적을 반복하더라도 작업물의 정렬 상태, 열 입력, 가스 조건에 따라 결과물은 미세하게 달라지기 마련이다.
모니텍은 이 구간에 독일 머신비전(Machine-vision) 기술 업체 ‘비트로닉(VITRONIC)’의 용접 비드(Bead) 검사 시스템 ‘비로 WSI(VIRO WSI)’를 출품했다. 용접 자동화의 마무리를 정밀 검사와 데이터 판정으로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 모니텍의 용접점 품질 검사 솔루션 가동·제어 모습.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 솔루션은 검사 헤드가 지그 위에 올려진 금속판의 용접 비드를 실시간으로 스캔한다. 이후 사용자 화면(UI)에 길게 펼쳐진 비드, 다시 말해 용접 자국의 3D 형상 데이터와 이미징 결과가 양·불 판정과 함께 시각적으로 표시된다. 특히 용접부 두께·너비·높이는 물론, 미세 흠집, 기공, 쇳물 찌꺼기(Spatter) 등 외관상 불량 요소를 사전에 입력한 기준값과 실시간 비교해 판정하는 검사한다.
황동수 대표이사는 “작업자 육안 및 주관적 경험에 의존하던 검사 방식을 수치 기반 데이터 판정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라며 “검사 기준을 만드는 레시피 설정부터 실제 검사, 데이터 분석 영역 등이 한눈에 들어와 품질 추세와 이상 구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합 옵션 ‘웰드루프(Weldloop)’는 비드 검사 결과와 용접 당시의 전류·전압·가스 등 공정 변수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특정 구간에서 비드 편차가 왜 커졌는지, 어떤 조건에서 재작업률이 높아지는지 원인을 역추적할 수 있다. 이로써 생산 정지 시간(Downtime)을 저감하는 데 기여한다.
< 제이씨티 > 기존 용접공이 로봇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아도 자동화가 가능한 이유
경상남도 창원특례시에 본사를 둔 로봇 자동화 엔지니어링 업체 제이씨티는 입체적인 로봇 생태계를 연출했다.
이들의 부스는 완성된 기계를 세워두고 반복 구동하는 시연에서 벗어난 콘셉트다. 국책과제를 통한 미래 연구개발(R&D) 청사진과 조선소 현장 적용 레퍼런스를 나열하며 주목받았다.
송현진 팀장은 “조선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선박 블록 내부용 ‘족형 이동 용접 로봇’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과제는 산업통상부 주관 국책 과제로, 국내 조선사가 수요기관으로 이름을 올린 프로젝트다.
이는 ‘블록 내부에서 자율 이동 가능한 가반하중 30kg 이상 자율 이동체 및 용접로봇시스템 개발’이 공식 명칭이다. 오는 2028년까지 진행되는 대형 조선해양 산업기술개발 사업으로 알려졌다.
송 팀장은 “선박 블록 내부는 촘촘한 보강재(Longitudinal)와 좁은 사각 통로(Access hole),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높은 턱 등 장애물이 가득해 기존의 바퀴(Wheel)형 로봇으로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했던 자동화의 성역이었다”라고 분석했다.
제이씨티는 산학연 드림팀과 손잡고 장애물을 스스로 걸어서 넘고 들어가 최종적으로 자율 용접을 수행하는 다족형 이동체 시스템의 초기 시작품 사전 평가 구조를 공개했다.
이 미래 구상에 이어, 부스에는 이미 조선소 현장에 배치돼 활동하고 있는 코봇 기반 용접 솔루션이 참관객의 기술 도입 이해를 도왔다. 제이씨티가 국내 코봇 업체와 대형 조선사에 대량 공급한 코봇 용접 시스템이다.
이 솔루션은 대형 이동 플랫폼 위에 코봇, 케이블, 터치 UI를 한데 통합한 제품이다. 작업자가 크고 무거운 구조물을 이송할 필요 없이, 로봇 플랫폼이 작업 위치로 찾아가는 용접 셀이다. 특히 사전에 등록된 3D 설계 도면 정보와 로봇을 연동한 점이 특징이다.

▲ 다양한 형태로 선박 블록을 넘나들며 작업을 수행하는 용접 로봇 솔루션이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시스템이 도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용접 부위의 정확한 두께(각장)를 스스로 파악하기 때문에, 작업자가 별도의 치수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최적의 용접 전압과 전류 조건을 알아서 매칭해 준다.
다른 한편, 전시 현장에는 참관객의 높은 관심을 이끈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기자는 이 같은 ‘로봇 교시(Teaching) 체험존’에서 손끝으로 코봇 움직임을 직접 설계했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 관람객 1등 기록이 20초”라며 승부욕을 자극해 기자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체험에 참여했다.
방식은 간단했다. 레이저 마킹으로 가이드 선이 표시된 샘플 금속판 위에 로봇 엔드이펙터를 손으로 붙잡고 움직이는 형태다. 마우스 클릭하듯 손잡이에 달린 버튼을 딸깍 누르면서 ▲작업 시작 위치 ▲직선 용접 시작 위치 ▲중간 위치 ▲직선 용접 종료 위치 ▲작업 종료 위치까지 5개의 핵심 거점만 차례로 찍어주면 끝이다.

▲ 프로그램 관계자가 교시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좌)과 기자가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과정.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 과정에서 로봇 제어 화면 시스템은 “직선 용접 시작 위치를 교시해 주세요”라는 음성 안내를 내보내며 기자와 같은 초보자도 길을 잃지 않게 가이드했다. 5개의 점을 다 찍은 후 UI에서 ‘프로그램 생성’ 버튼을 누르자마자 단시간 안에 최적의 주행 경로 코딩이 완성됐다.
이어진 용접 실행 명령에 로봇은 기자가 지정한 궤적을 오차 없이 따라가며 정밀 용접 모사 구동을 완료했다. 로봇 언어나 복잡한 코딩은 필요 없었다. 용접선을 보고 시작점과 끝점만 손으로 콕콕 짚어주면 끝이었다. 숙련 용접공의 손감각을 그대로 로봇에 이식하는 직관적인 메커니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