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2026년 IT 기술 전망을 발표하며, 내년은 AI 기술이 기업과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AI 기술은 단순한 도입 단계를 넘어 운영, 개발, 혁신의 속도와 규모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며 ‘광속’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델 테크놀로지스가 발표한 2026년 IT 전망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데이터 관리는 AI 혁신의 중추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AI가 촉진하는 차세대 혁신은 강력한 알고리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데이터의 품질과 접근성이 핵심 요소에 해당한다. AI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관리 및 스토리지 인프라가 모든 AI 혁신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인프라 역시 전통적인 IT 시스템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속화된 컴퓨팅, AI 특화 네트워킹,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데이터 저장을 넘어 학습과 추론을 위한 구조화된 ‘지식 레이어’가 중요해지며, 목적 기반의 AI 데이터 플랫폼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 통합과 데이터 자산 보호, 고성능 스토리지 제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델은 전문 파트너 생태계가 이러한 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통합하고 최적화해 엔터프라이즈 AI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에이전트 기반의 AI 시대에 접어들며 데이터는 대규모 모델 학습 용도를 넘어 추론 과정에서 지식과 인텔리전스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능동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체계적이고 정제된 데이터를 AI 모델에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역량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며, 델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 레이어가 향후 AI 혁신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생성형 AI 등장 이전에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 시 예측 가능한 워크로드와 구조화된 데이터, 정형화된 보안 프로토콜 등을 전제로 전략을 수립했으나, 이제 이러한 전제는 유효하지 않다. 전 세계 신규 데이터의 80%가 비정형 데이터이고, AI 에이전트 간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기존 클라우드 인프라는 비용·통제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핵심 데이터와 중요도가 높은 AI 에이전트는 보안과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온프레미스 환경에 유지하고, 민감도가 낮고 확장성이 필요한 워크로드는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PC가 엣지에서 추론과 의사결정을 수행하며 지연을 줄이고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AI PC에 최적화된 소형·특화 모델 ‘마이크로 LLM’은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우위를 발휘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AI 활용 확산에 따라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챗봇과 에이전트 같은 AI 도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관리할 표준화된 온프레미스 AI 팩토리 환경이나 거버넌스 체계가 없다면 조직은 혼란에 노출될 수 있고, 이는 AI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 델은 민관 협력이 필요하며, 거버넌스는 혁신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가기 위한 ‘가드레일’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에이전틱 AI는 단순 조력자에서 복잡한 프로세스를 감독하는 관리자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 제조·물류 분야에서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대 근무 사이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워크플로를 최적화하며, 공급망 차질 시 생산 일정을 조정하거나 신규 직원 교육을 지원하는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에이전트는 운영 회복력과 성과 향상에 기여하게 되며, 이에 따라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호하는 인프라 중요성도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AI 기술 발전은 피지컬 AI 확장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로봇은 특정 작업 수행을 위해 하드코딩 방식으로 설계돼 왔으나, 앞으로는 AI가 로봇 기술 혁신을 가속화해 목표 기반 행동 학습, 시행착오 기반 문제 해결, 로봇 간 실시간 협업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제조, 물류, 농업, 의료,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기존 자동화 수준을 뛰어넘는 능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소버린 AI 생태계의 부상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각국 정부가 디지털 주권 확보와 혁신 촉진을 위해 자체적인 프레임워크 구축을 가속화하면서 민감한 정보의 현지화, AI 인프라 및 데이터 보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 역시 이러한 소버린 환경에 맞춰 자국 내 운영을 확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의 자국 내 저장은 정부의 공공서비스 혁신과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 정렬에 기여할 전망이다.

 

피터 마스 델 테크놀로지스 APJC 총괄 사장은 “AI에 대한 논의가 실질적인 적용 단계에 들어서며 아태 지역에서도 다양한 성공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인도의 SaaS 기업 조호(Zoho) 및 말레이시아 샌디스크(SanDisk)의 AI 솔루션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김경진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총괄사장은 “AI 혁신은 이제 빛의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고성능 GPU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데이터 레이어, 소버린 프레임워크, AI 팩토리, 에이전틱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어야 AI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