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초미세먼지 분석해 유해성 예측하는 AI 모델 개발

2025.09.30 18:48:59

이창현 기자 atided@hellot.net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환경·에너지공학과 박기홍 교수 연구팀이 중국과 한국에서 수집한 초미세먼지(PM2.5)의 화학 성분과 산화잠재력(OP)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건강 유해성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초미세먼지 위험성을 주로 농도 기준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실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농도뿐 아니라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성분과 독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에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체내에서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능력, 즉 산화잠재력을 새로운 건강위험 지표로 활용했다.

 

문제는 초미세먼지의 성분과 독성을 직접 측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간 한국과 중국의 도심과 농촌 지역에서 농도, 화학 성분, 산화 독성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그 결과 농도와 화학적 성분만으로 산화 독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특히 연구팀은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법을 적용해 초미세먼지 산화 독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성분을 규명했다. 분석 결과 망간(Mn), 납(Pb), 구리(Cu), 아연(Zn), 수용성 유기탄소(WSOC)가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망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어 납, 수용성 유기탄소, 구리, 아연 순이었다.

 

또한 성분 간 상호작용도 밝혀냈다. 예를 들어 구리 농도가 일정 수준(0.004㎍/㎥) 이상일 경우 수용성 유기탄소와의 상호작용에서 길항 효과가 발생해 산화잠재력 증가가 억제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기존 통계 분석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규명한 성과다.

 

이번에 개발된 AI 모델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환경에서 초미세먼지의 건강 위험성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변화 추이를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새로운 건강지표 개발뿐 아니라 실외와 실내 환경 모두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기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의 단순한 농도가 아니라 성분 특성과 상호작용까지 고려한 정밀 건강위험 평가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설명 가능한 AI 기법을 통해 대기오염 관리뿐 아니라 정책 수립에도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박기홍 교수가 지도하고 이승혜 박사과정생 등이 수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9월 11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터리얼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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