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이나리기자]
앤씨앤의 자회사 넥스트칩(Nextchip)이 정부가 2020년부터 실시하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의 ‘엣지(Edge) 인공지능 프로세서 플랫폼 기술’ 과제에 총괄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과제는 클라우드와 엣지 디바이스간 협력 추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엣지단에서의 컴퓨팅 AI 프로세서를 빠르게 적용하고 솔루션화 할 수 있도록 SoC 플랫폼화와 개방화를 연구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 인공지능반도체 생태계 확산과 국내 팹리스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총괄책임자인 넥스트칩의 정회인 전무(연구소장)를 만나 이번 사업에 총괄주관기업으로 선정된 배경과 앞으로 개발 계획 그리고 넥스트칩의 주력인 오토모티브 사업과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정회인 넥스트칩 전무
Q. 넥스트칩은 ISP 반도체, 오토모티브 반도체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넥스트칩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1997년 설립된 넥스트칩은 원래 보안용 폐쇄회로 카메라 시스템(CCTV)에 들어가는 영상신호처리(ISP)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팹리스)였다. ISP 반도체는 카메라 이미지 센서에서 받아들인 영상정보를 가공해서 선명하고 안정적인 화질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또 카메라에서 찍은 영상을 전송 녹화하는 DVR 칩셋을 개발했고, 주요 수출 타겟은 중국, 대만과 국내 시장이었다.
그러다가 중국에서 CCTV 시장이 점차 커지게 되고, 단가 경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보안 시스템 제조업체들은 저렴한 보드와 칩셋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런 시장 변화로 인해 국내 보안 관련 기업들은 경쟁력에 타격을 받아 영업 마진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황으로 도래했다. 넥스트칩은 이런 상황을 주시하던 차에 카메라 관련 영상처리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2011년부터 신규 비즈니스 확장을 목표로 자동차(오토모티브) 시장으로 진출했다. 그 당시에는 후방 카메라가 장착된 자동차의 수요가 급증하던 시점이었다.
넥스트칩은 카메라 반도체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전장용 영상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2012년 오토모티브 사업부를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음을 울리거나 핸들을 돌려주는 장치)의 핵심 요소인 ISP 반도체를 양산 공급하고 있다. 더불어 ISP와 객체인식 기능이 통합된 ADAS SoC도 양산화를 앞두고 있다.
Q. 넥스트칩이 오토모티브 사업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앤씨앤과 사업을 분사했다던데?
2019년 1월 넥스트칩은 오토모티브 반도체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로 물적 분할했고, 모회사인 앤씨앤은 영상보안 반도체 및 영상관련 세트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감시보안(CCTV) 사업은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숏텀(Short-term) 비즈니스라면, 오토모티브 사업은 고객사로부터 받아야 하는 검증 단계가 많기 때문에 양산까지 4~5년이 소요되는 롱텀(Long-term) 비즈니스다. 또 오토모티브 분야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높은 신뢰성 레벨을 요구한다. 따라서 오토모티브향 반도체는 기존 보안 카메라에 탑재되는 반도체 보다 설계 기준이 훨씬 까다롭고 사용되는 공정도 다르다. 또 설계와 개발 프로세스뿐 아니라 타겟 고객도 다르기 때문에 넥스트칩은 오토모티브 사업에 특화된 별도의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만약 오토모티브 기준의 반도체를 보안카메라 부분에 적용하게 되면 시스템 원가가 상승하는 부담이 생길 것이다. 반대로 보안카메라향 혹은 컨슈머향 공정 제품을 오토모티브 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전장 고객사에서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각각의 분야에 특화된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위해 넥스트칩과 앤씨앤으로 사업을 분리한 것이다.
▲AI 반도체 개발 사업의 '엣지 부분' 컨소시엄
Q. 넥스트칩이 정부가 주관하는 <AI 반도체 개발 사업>의 엣지 부분 컨소시엄의 총괄을 맡게 됐다. 이번 사업에서 넥스트칩과 참여 기업들은 어떤 기술을 개발할 계획인가?
본 과제는 지능형 엣지 컴퓨팅을 위한 산업, 기술적 요구사항에 기반한 개방형 인공지능 SoC 플랫폼을 위해 국내 기술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넥스트칩이 이번 과제에 총괄을 맡게됨으로써 우리가 한국의 지능형반도체 경쟁력 향상에 주도적인 역할로 참여하게 되어서 기쁘다.
엣지 컴소시엄은 ▲데이터센싱, 엣지 컴퓨팅 분석 및 데이터공유 AI 프로세서 개발 ▲초저전력 인공지능 프로세서 개발 ▲가변 정밀도 고속-다중 사물인식 딥러닝 프로세서 개발 ▲데이터 재사용 고도화 초저전력 엣지용 딥러닝 프로세서 개발 등 총 4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엣지 디바이스에의 활용성을 염두에 두고 각 세부 사업의 타겟 애플리케이션을 설정하여, 특화된 NPU(Neural Processing Unit)와 SoC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넥스트칩은 엣지 부분 전체 총괄 겸 <1세부> 컨소시엄에서 주관기관 역할을 맡게 됐다. <1세부> 과제는 188억원(정부출연금 149억 + 민간부담금 39억원) 규모로 진행되고, 넥스트칩 외에 세미파이브, KETI, 아크릴, 리트빅, 충북대 등이 참여해 데이터 센싱, 분석, 공유, 딥러닝 처리 가속기 개발을 담당한다. 넥스트칩은 참여기관들과 함께 주기적인 회의와 기술 공유를 통해 AIoT 통합 플랫폼을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1세부>에 참여하는 각 기관의 역할을 소개하자면, 세부주관인 넥스트칩은 엣지향 초저전력 인공지능 SoC 및 플랫폼 개발, 영상처리 IP, 엣지향 초저전력 센서 I/F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ETRI)는 엣지 응용에 적합한 General Purpose 딥러닝 가속기 개발 ▲세미파이브는 엣지 SoC 개방형 플랫폼 개발 ▲아크릴은 클라우드/엣지 협력학습 플랫폼 개발 ▲리트빅은 클라우드, 엣지 협력 미들웨어 및 SDK 개발 ▲충북대학교는 딥러닝 모델 최적화 기술 개발 및 센서 데이터 전처리 압축 정확도 분석 기술 개발을 할 계획이다.
그 밖에 <2세부>에서는 ETRI의 주관으로 SNN기반의 초저전력 NPU와 이를 활용한 생체인증 칩까지 개발하는게 목표이고, <3세부>는 오픈엣지의 주관으로 동적 가변 정밀도를 갖는 NPU 개발과 이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딥엑스의 주관인 <4세부>는 한양대, KAIST 등 학교가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프로바이더(Provider) 기업들을 추가해서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스피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타겟으로 특화 NPU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Q. 넥스트칩은 이번 컨소시엄을 통해 개발한 기술을 향후 어느 부분에 적용을 기대하는가?
최근 엣지라는 용어의 범위가 기존 IoT라는 개념보다 광범위하게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 공장의 기계 뿐 아니라 자동차, 감시카메라, IoT 기기도 모두 엣지 디바이스로 구동될 것이다. 기존에는 서버에서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했지만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용량을 차지하다 보니, 최근 서버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컴퓨팅 프로세스 능력을 엣지쪽으로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따라서 NPU가 들어간 자동차용 ADAS 칩도 일종의 엣지 디바이스라고 볼 수 있다. 자동차에 ADAS 기능이 추가되면서 메인 ECU(자동차 전자제어장치, Electronic Control Unit)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전, 후방 카메라, 서라운드뷰 모니터링(AVM), 운전자졸음인식(DSM) 등의 다양한 기능의 카메라에서 엣지 프로세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넥스트칩은 궁극적으로 자사의 오토모티브 반도체에 NPU(Neural Processing Unit)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토모티브 분야에서는 AI 가속기로써 GPU를 트레이닝 단계에서 많이 사용했지만, 발열 문제나 효율 측면에서 양산화에 있어서는 커스터마이징한 칩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오토모티브 카메라 부분에선 최적화된 NPU를 활용하면 발열과 데이터면에서 더 가볍게 만들 수 있어서 장점이다.
넥스트칩이 현재 개발중인 ADAS용 영상 엣지 프로세서인 ‘아파치5’에도 NPU가 내장되어 있는데, 이 NPU는 헝가리 업체와 협업을 통해 라이선스를 제공받는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가 사용할 만한 국산 NPU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따라서 이번 엣지 과제를 통해서 NPU 기술을 국산화하면, 추후 아파치6 시리즈에선 국산 NPU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오토모티브 분야 외의 엣지 응용 분야에서도 NPU를 국산화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차량용 블랙박스와 보안카메라에도 NPU가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블랙박스와 전후방 카메라에 인공지능 기능이 추가되면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충격 감지 센서, GPS 위치정보, 운전자 상태, 외부 상황 등의 영상정보를 포함한 이머전시 콜(Emergency Call)을 보험사와 경찰, 구급차 등에 자동으로 보내고, 클라우드를 통해 연계되는 식으로 커넥티비티가 개선될 것으로 본다.
넥스트칩의 모회사인 앤씨앤의 경우에는 국내 블랙박스 시장에서 이미 30~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된 국산 NPU 칩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런 블랙박스의 추가 기능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현대 신형 자동차의 경우에는 주행영상기록장치(DVRS) 기능이 탑재가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블랙박스의 법제화가 아직 되지 않았고, 통신사의 인프라 등의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의 활성화 시점은 4~5년 후로 예측하고 있다.
▲넥스트칩의 오토모티브 ADAS 솔루션
Q. 넥스트칩의 오토모티브 프로세서 관련해 향후 계획은?
넥스트칩은 컴퓨터 비젼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ADAS 엣지 프로세서 아파치4(APACHE4)를 2019년에 출시했고, 지난 4월 말에 일본 유수의 오토모티브 Tier1에 자동브레이크(AEB – Autonomous Emergency Brake)를 지원하는 후방 스마트 카메라(Smart Rear View Camera)향 반도체 제품으로 최종 선택을 받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는 일본 Tier1이 8개월간의 까다로운 칩 성능 검증을 거치고 글로벌 5개 업체 반도체 후보 중에서 최종 선택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최종적으로 OEM에 선정될 경우 양산 시점은 2023년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아파치5 프로세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파치5는 2M 해상도 영상의 실시간(30fps) 객체인식이 가능한 자율 주행 전용 NPU를 탑재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사로부터 개념 검증 완료된 CNN(Convolution Neural Network) 기반의 AI 알고리즘이 탑재된다는 점이 아파치4와 차별화된 점이다. 아파치5는 2024년 초 양산화가 예상된다.
또 좋은 소식으로는 지난 4월 넥스트칩이 다중센서를 이용한 자율주행용 SoC와 자동발렛주차 SoC를 개발하는 국책 과제 2개에 주관기관으로 추가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내부적으로 아파치6 개발에 연계될 예정이며, 스마트 카메라 외에도 라이다, 초음파등의 다중센서 기반으로 서라운드뷰 환경에서 자율 주행 및 자동주차를 지원한다. SoC의 주요사양으로는 NPU외에도 GPU, 다채널 ISP, VSLAM등의 HW IP를 내장하며 2023년 1분기 시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